밤샘스키 타고 전철로 출근해봤니?

입력 2014-12-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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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안 강촌에서 가장 인기 높은 페가수스 슬로프에서 스노보더가 멋지게 도약하고 있다. 페가수스 슬로프는 급경사와 완경사가 조화를 이루어 산악지형을 활용한 엘리시안 강촌의 슬로프 특성을 대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엘리시안 강촌

■ ‘엘리시안 강촌’ 완전정복기

리조트 내 역사…서울 도심까지 1시간
간이침대 마련된 스키하우스서 휴식
슬로프 10개중 초·중급 8개면 배치
스키 강사는 1인당 7명, 보드는 5명


‘긴 이동거리? 비싼 장비와 스키복? 그냥 전철타고 몸만 오세요.’

많이 대중화되었지만 아직도 스키를 즐기는데 마음의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은 이런 심적, 경제적 부담을 털어낼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스키장이다. 서울 도심에서 전철로 1시간 안팎에 도착할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스키장의 시설과 시스템이 가족, 연인과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게 특화되어 있다. 우리 산악지형에 맞춘 슬로프 설계, 밤샘 스키족을 위한 시설, 생라면 같은 스키하우스의 메뉴 등은 북미나 유럽과 다른 한국 스키어의 특성과 니즈(needs)를 최대한 맞추려 노력한 결과다.


● 리프트 대기시간 無…초보도 정상서 스키 탄다


총면적 20만3740m²인 엘리시안 강촌은 전체 슬로프 10개 중 초·중급자용이 8면이나 된다(초급 2면, 초·중급 1면, 중급 5면, 상급 2면). 다른 스키리조트에 비해 슬로프 난이도를 낮춰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초·중급 고객의 이용이 많은 스키스쿨의 기초강습도 스키는 강사 1인당 7명, 보드는 5명으로 구성해 다른 스키장에 비해 인원구성이 낮아 밀착지도가 가능하다.

스키장이 가장 신경 쓰는 리프트 대기시간도 강점이다. 초고속리프트 6기를 운영해 수송능력이 시간당 1만4000여명에 달해 대기시간 없이 바로 정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초급자도 정상부터 슬로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 실력이 다른 일행끼리 헤어질 필요 없이 정상에 같이 올라 본인 수준에 맞는 슬로프를 택해 내려오면 된다.


● 급·완경사의 기막힌 조화…페가수스 슬로프


초·중급자용의 비중이 높다고 엘리시안 강촌의 슬로프를 무시하면 안 된다. 아기자기한 한국 산악 특성을 고려해 계곡과 능선을 연결한 슬로프여서 급경사와 완경사가 고루 섞여 있다. 슬로프 모두 1000m가 넘고 바람의 저항이 적고 탁 특인 전망의 계곡형 구조다. 가장 인기가 많은 슬로프는 페가수스다. 이곳은 정상에서 리프트를 내리면 눈앞에 펼쳐지는 북한강과 주위의 산들이 보인다. 완만한 경사로 슬로프가 시작하지만, 500m 정도를 지나면서 17도에 가까운 급경사가 등장한다. 스위스풍의 스키하우스와 콘도 방향으로 수직 활강하듯 내려가면서 속도감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페가수스 슬로프는 완경사와 급경사의 완벽한 조화로 초반부는 카빙스키의 기술 중 롱턴을 연습하기에 좋다. 하단 350여m의 급경사 구간은 숏턴과 미들턴을 연습하기에 제격이다. 중급자 이상이 이용하기 좋은 슬로프이지만, 초반이 완경사여서 가끔 초보자가 방심하고 진입했다가 당황하기도 한다.

서울서 퇴근 뒤 찾아와 밤샘 스키를 즐기는 열성팬을 위해 환하게 붉을 밝힌 슬로프(좌)와 최근 1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스키하우스 전경. 사진제공|엘리시안 강촌



● 밤샘스키 탄 뒤 다음날 전철 출근…열혈 스키어 위한 휴면실

엘리시안 강촌은 전철역인 백양리역이 리조트 내에 있다. 경춘선 일반전철을 이용해도 되지만, 5일부터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ITX-청춘 고속전철을 이용하면 1시간 만에 스키장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도심과 수도권 70개 주요 지하철역을 거점으로 19개 노선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있다.

전철역이 스키장 안에 있다보니 서울서 퇴근하고 찾아와 밤샘스키를 즐긴 뒤 다음날 바로 출근하는 열혈 스키어들이 많다. 2013년 1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스키하우스 3층에는 개인용 간이 침대를 마련해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남녀 휴면실을 운영하고 있다.

초·중급 이용자와 퇴근 후 야간에 스키장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 보니 스키복과 장비를 빌리는 수요도 더불어 늘고 있다. 고가 의류와 장비를 구매하기보다 렌탈이 편한 초·중급 이용자를 위해 쾌적하게 이용하도록 스키복 살균건조실을 운영하여 위생을 책임지고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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