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도 로맨스도 없었다 콘텐츠의 힘 보여준 ‘미생’

입력 2014-12-1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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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온전히 살아있지 못한’ 미생(未生)들에게 진한 감성을 안겨준 이야기. 어려운 세상에 여전히 희망의 ‘완생(完生)’을 꿈꾸는 이들에게 드라마 ‘미생’의 여운은 오래 남을 듯하다. 사진제공|tvN

완성도 높은 연출·대본·연기 3박자 호평

강력한 콘텐츠의 힘이다.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 10월1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20일 종영까지 단 2회만 남겨둔 ‘미생’은 완성도 높은 연출과 탄탄한 대본, 배우들의 연기 등이 완벽히 어우러지면서 매회 호평을 이끌어냈다. 방송 내내 주연과 조·단역 연기자는 물론 소품 하나하나까지 화제가 된 드라마는 흔치 않다.

사실 ‘미생’은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해 내용과 결말이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끌어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기존 드라마의 흥행 공식과 상투적인 틀을 과감히 깬 덕분이다.

‘미생’에는 지상파 방송사가 드라마 제작에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톱스타가 없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 임시완과 이성민, 강소라, 강하늘 등이 그나마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었다. 심지어 ‘미생’을 통해 처음 얼굴을 알린 신인들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보란 듯이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에까지 드라마 판권을 파는 저력을 과시했다.

또 그 흔한 로맨스도 없었다.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의 편성 ‘퇴짜’를 맞았지만 제작진은 이야기를 수정하기보다 기획대로 밀어붙이는 뚝심을 발휘했다. 상투적인 설정을 벗어난 시도가 오히려 시청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다. 극중 임시완과 이성민의 조합은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넘어 남자들만의 진한 우정과 휴머니즘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른바 ‘발연기’에 대한 연기력 논란에서도 자유로웠다. 정윤정 작가와 연출자 김원석 PD까지 “장그래 역에 그 만한 인물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임시완은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조연들 역시 연극과 영화 등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력으로 탄탄하게 스토리를 받쳤다.

직장인들의 슬픈 자화상으로 불린 ‘미생’이 대중문화를 넘어 사회적으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건 이처럼 탄탄한 기본기의 힘이었다. 결국 잘 만든 콘텐츠가 대중의 공감을 얻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미생’ 관련기사 19면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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