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김대명 “실제 성격, 겁이 좀 더 많은 김동식” [인터뷰]

입력 2014-12-23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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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김대명 “실제 성격, 겁이 좀 더 많은 김동식”

○ ‘미생’, 앞으로도 같이 갈 친구 같은 작품
○ 김동식 대리 뛰어넘고 싶은 마음 없다

성공은 과연 한 방인가 아니면 노력하는 자의 것인가라는 주제는 오랫동안 논쟁거리가 되어온 뜨거운 감자다. 특히 배우들 중에는 얼마 안되는 연기경력으로 주연 자리를 꿰차는 이가 있는가 하면 오랜 무명에도 성공의 발 끝에도 못 미치는 이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tvN 금토 드라마 '미생'에서 김동식 대리를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다가온 김대명이라는 배우는 어떤 유형에 집어넣어야 할까. 겉으로 보기엔 벼락출세를 한 것 같아보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김동식의 대사처럼 이제 문 하나 열은 느낌이죠. 큰 욕 안 먹고 무리하지 않고 잘 끝냈구나라는 생각 뿐이에요. '이제 됐다'라는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아요."

장그래나 오차장만큼이나 '미생'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김동식은 원작과 드라마에서 모두 사람들의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캐릭터였다. 이는 눈에 띄게 볶아버린 김동식의 파마 머리가 증명해 주는 부분이다.

"그래서 캐스팅 된 후에 제일 신경을 쓴 건 생활감이었어요. 테러범 같은 역할들은 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 낼 여지가 있는데 이 역할은 우리 주위에 늘 있을법한 역할이잖아요. 전화 받는 법이나 하다못해 관등성명을 대는 것에서 모든 것이 갈릴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디테일함을 살리기 위해 김대명은 많은 회사원들을 만나 묻고 또 물어야 했다. 계속 배우로만 살아왔으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체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안녕하세요. 영업 3팀 김동식입니다' 이 대사 하나를 할 때도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시청자들이 '우리는 저렇게 안하는데'라고 느끼는 순간 이 드라마는 정말 드라마 밖에 되지 않는 거니까요."

그는 "'미생'이 가진 좋은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며 김동식 대리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나 일에 대한 진중한 태도 등은 극중 캐릭터와 매우 닮은 모습이었다.


"제 성격 자체가 김동식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겁이 많아서 '내가 김동식처럼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제가 볼 때는 동식이는 자기가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 같아요. 저도 저의 행복이 제일 중요하고요. 그래서 연기를 하죠."

김대명은 이어 "철이 없는건지는 몰라도 아직까지는 연기가 제일 재밌다. 해보고 싶은 건 많은데 법적인 문제 때문에 못하는 일도 많지 않나. 그걸 해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연기"라고 말했다.

"'미생'은 이제 평생 같이 가야하는 친구 같은 작품이에요. 뛰어넘어야 한다거나 김동식 대리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래서 김동식 대리의 이미지가 깨지고 다른 분들께 실망을 드릴까봐 이제는 술자리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도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쉬는 날엔 산책도 하는 지금 같은 소소한 행복들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en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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