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서인국, 진짜 결승전은 지금부터

입력 2015-03-15 1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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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는 서인국. 그는 “뭘 해도 아쉬울 때인데 일단 나에게 많이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을 가는 등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배우가 예능을 하고 모델이 연기하는 시대다. 영역간의 경계는 허물어진지 오래다.

그러나 대부분의 멀티 스타에게는 여전히 ‘가수 출신’ ‘모델 출신’ 등의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꼬리표는 작품이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떼어낼 방법은 단 하나,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서인국은 지난 6년 동안 이 ‘관문’을 두 차례나 통과했다. 그는 2009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1’을 통해 일반인에서 한순간 벼락스타가 됐다. 프로 가수의 세계에 입성한 서인국. 그는 ‘부른다’ ‘사랑해U’ 등을 음원 차트 1위에 올리며 실력을 증명했다. 그렇게 가수로서 입지를 다질 때쯤 두 번째 길목에 들어섰다.

“데뷔 2~3년 즈음 제2의 사춘기가 왔어요.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앞날이 너무 무서웠죠. 그때 많이 힘들었을 때 연기를 했는데 덕분에 좋아졌어요. 쌓였던 감정이 연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해소되더라고요.”

배우 서인국의 첫 걸음은 드라마 ‘사랑비’(2012)의 조연이었다. 그는 울산 출신답게 사투리를 살린 대사 처리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응답하라1997’(2012) ‘아들 녀석들’(2013) 그리고 ‘주군의 태양’(2013) 등 케이블과 지상파를 오가며 활동했다. 필모가 쌓일수록 비중도 커졌다. 과거 가수 오디션에서 매 라운드를 통과할 때처럼 연기 무대는 크고 화려해졌다.

그렇다고 연기자 서인국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스크린까지 진출했지만 영화 ‘노브레싱’(2013)은 45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기대만큼 실망도 컸다.

“솔직히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이겠죠. 결과도 좋았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그래도 ‘노브레싱’은 저에게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드라마와 달리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하지 않으니 내내 힐링하는 느낌을 받았죠.”

주춤하나 했더니 바로 다시 일어섰다. 지난해 케이블 드라마 ‘고교처세왕’에 이어 KBS 2TV ‘왕의 얼굴’의 메인을 꿰찼다. 그간 연기력 논란 한번 없던 서인국이지만 우려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첫 사극인데다 그가 맡은 광해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다뤘던 인물이기 때문.

“광해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광해는 한 인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고 영광이었어요.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캐릭터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촬영을 앞두고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시청자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까봐 걱정되더라고요. 그래도 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그의 말대로 서인국은 ‘왕의 얼굴’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승마는 기본이었고 활과 검을 이용한 고난도 액션도 소화했다. 추격 신을 찍다가 코에 흉터가 생길 정도로 큰 상처를 입은 날도 있었다.

“대사를 외우는 것도 힘들었어요. 분량을 떠나서 대사가 정말 많았거든요. 게다가 잠도 잘 못자고 추워서 힘들었어요. 특히 액션신은 ‘다시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런데 아무리 죽을 것 같아도 모니터하면 그런 마음이 날아가더라고요. 사극은 참 매력 있는 장르 같아요.”


배우의 길로 정진하면서도 ‘가수 서인국’을 잊지 않았다. 간간이 출연작의 OST에 참여하고 디지털 음원을 내놓았다. 2013년에는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서인국은 “항상 가수로서 갈증을 느낀다. 가수 또한 내가 정말 사랑하는 직업”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 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그는 이번에 일본에서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서인국은 “내가 직접 작사 작곡한 수록곡이 담겨 나름 뿌듯한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그의 국내 정규 앨범은 언제쯤 나올까.

“이제 시기에 쫓기지 않고 정말 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왕의 얼굴’을 하기 전에 소속사 대표님에게 ‘내 감성을 많이 만들어서 그때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작곡가처럼 매진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하하”

최근 SBS ‘정글의 법칙-인도차이나’ 녹화를 마치고 입국한 서인국.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만큼 다음 행보 또한 폭넓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안방극장이나 스크린 혹은 무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 서인국은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는데 좋은 기회가 있다면 영화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물론 그가 어디로 향하든 결코 허투루 하는 법은 없을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쳤지만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무섭고 부담돼요. 무대도 아직 떨리고 긴장하고요. 그러나 저는 어떤 상황이든 재밌어하고 즐기는 스타일이에요. 인생을 살면서 제일 중요한 건 무엇보다 ‘재미’ 아니겠어요?(웃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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