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대타 성공률이 높은 이유

문우람-고종욱(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자원보다 시스템 야구, 염갈량 선수기용법 덕

부상 이탈에도 체력 안배로 리그 최고 성공률

팀마다 천차만별인 타격 부문 지표가 있다. 바로 대타 성공률이다.

넥센은 11일 현재 대타 성공률(대타 타율)이 0.326에 이를 만큼 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두산이 0.316으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넥센은 (대타요원으로) 쓸 카드가 많다”며 부러워할 정도다.

반면 LG, 한화, 롯데는 1할대에 머물며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LG가 0.197, 한화가 0.170을 기록했고, 롯데는 0.105로 1할에 턱걸이했다. 롯데의 팀타율이 0.264로 전체 6위인 점을 고려하면 대타 성공률은 무척이나 낮다. 넥센은 팀타율에서도 0.285로 NC와 함께 공동 1위다.

넥센은 서건창의 오른 무릎 부상 이후 선수층이 많이 헐거워졌다. 전문대타요원이던 윤석민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갔고, 이성열은 한화로 이적했다. 문우람, 박헌도, 고종욱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뒤를 받치는 백업 선수층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넥센의 대타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높은 성공률은 좋은 자원보다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주축선수인 이택근, 김민성, 유한준 등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는데, 이들의 복귀 수순을 보면 대타 성공률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1군 복귀 후 곧장 선발명단에 포함되지 않고 대타로 경기감각을 끌어올린 뒤 선발명단에 들어왔다.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한 김민성은 4월 1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군에 합류해 17일 7회 대타로 나서서 볼넷, 18일 5회 대타로 등장해 좌전적시타를 때렸다. 적절한 체력안배와 휴식, 선수기용법 덕분에 대타 성공률이 높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