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걸스힙합’ 소나무, ‘2세대 걸그룹’의 새로운 대안

입력 2015-07-21 0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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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소나무는 ‘2세대 걸그룹’이라 평가받는 그룹 중 가장 주목받는 팀이다. 청순과 섹시함으로 양분된 아이돌 시장에서 ‘걸스힙합’이라는 독보적인 콘셉트로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들이 보여주려는 음악적 색채는 어떤 빛깔일까. 6개월 만에 돌아온 걸그룹 소나무(수민, 민재, 디애나, 나현, 의진, 하이디, 뉴썬)를 만났다.

“다시 나오기까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 ‘데자부’ 활동 직후부터 이번 앨범 활동을 위해 준비했어요. 하루에 적어도 13시간씩은 연습한 것 같아요. 지난 앨범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죠. 노래 자체가 사랑스럽고 소녀적인 감성이라 해야 할까요. 여성미가 느껴질 정도로 많이 밝아진 느낌이에요.” (수민)

이번에 발매한 2번째 미니앨범 ‘쿠션’은 데뷔앨범 ‘데자부’의 연장선상에 해당한다. 히트 작곡팀 '이단옆차기' 사단의 신예 프로듀서 이스트웨스트(EastWest)와 래퍼 우노가 힘을 합친 곡으로 힙합 기반에 일렉트로닉·록 등의 요소가 혼합된 점이 흥미롭다.

“타이틀곡 ‘쿠션’은 사랑하는 사람을 ‘쿠션’에 빗댄 곡이에요. ‘데자부’는 힙합 분위기가 강했다면, ‘쿠션’은 락과 일렉트로닉적인 요소가 더해졌어요. 펑키한 느낌이 들 정도죠. 대중들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이 될 것 같아요.” (디애나)

타이틀곡 ‘쿠션’은 ‘물렁물렁 물침대’, ‘시나몬 파우더’ 같은 엉뚱한 가사들이 많다. 그에 걸맞는 역동적인 안무로 신선한 무대를 기대케 한다.

“우리가 들어도 가사가 참 독특해요.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고요. 처음 들으면 ‘이게 뭐지’라고 느낄 수 있지만 듣다보면 매력에 푹 빠지실 거에요. 안무도 마찬가지에요. 허리를 90도로 넘어가는 춤이 있거든요. 꼭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같아서 이름도 ‘매트릭스’ 춤이라고 지었어요. 굉장히 유연성이 필요한 춤이라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죠.” (나현)


소나무는 육체적인 고생(?)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데뷔 직후 ‘소나무’라는 그룹명 탓에 잠시 마음고생을 겪었다. 흔한 외래어 팀명이 아닌 한글이름 ‘소나무’는 대중에게 생소하게 여겨졌던 것. 그룹명은 ‘언제나 소나무처럼 생명력 있는 음악으로 바른 메시지를 전하겠다’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소나무’라는 그룹명이 당황스러웠어요.(웃음) 그래도 계속 듣다보니까 친근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지금은 ‘소나무’라는 이름이 너무 좋아요. 게다가 순수한국말이라 지금은 나름의 자부심을 가졌죠. 멤버들도 모두 마찬가지고요. 한글 이름 덕분에 의외로 많은 분들이 쉽게 기억해주셨어요. 아직 신인이라 우선 많이 알리는 게 중요하니까요.” (하이디)

신인 걸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해외 활동도 추진했다. 소나무는 전 세계 3대 음악 마켓 중 하나로 손꼽히는 ‘뮤직매터스 2015’ 무대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 무대에 올라 남다른 패션 감각을 선보였다.

“싱가폴에서 첫 해외 쇼케이스 무대를 가졌어요. 처음으로 30분짜리 공연을 하느라 긴장도 많이 했어요. 랩, 보컬 유닛으로 서기도 하고 색다른 무대를 꾸미기도 했죠. 생각보다 관객 분들이 많은 호응을 해 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공항까지 마중 나와서 플랜카드를 들고 계신 팬들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뭉클했어요.” (뉴썬)

소나무는 현재까지 약 4500명이 넘는 팬클럽 회원 수를 자랑한다. 팬클럽 이름 역시 ‘소나무’의 짝꿍 격인 ‘솔방울’. 멤버들은 팬클럽을 소나무에 붙어 있는 솔방울인 마냥 소중히 여겼다.

“멤버들 모두 소나무 했을 때 팬클럽 이름으로 솔방울을 떠올렸어요. 팬 여러분들이 평소에 정말 많이 챙겨주세요. 생일이나 기념일마다 선물을 주시더라고요. 편지, 명언집, 찰흙 미니어처, 등 멤버들마다 종류도 다양해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내주시는 사랑에 꼭 보답해야죠.” (수민)


팬들의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 소나무는 각자 다방면에서 개인 활동을 펼쳤다. 멤버 의진은 tvN ‘언제나 칸타레 시즌2’에서 비올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래퍼 디애나와 뉴썬은 앨범 랩메이킹에 참여했다. 특히 메인 보컬 민재는 최근 슬리피와 함께 ‘쿨밤’ 활동으로 보컬 실력을 뽐냈다.

“원래 시크릿 송지은 선배님이 하기로 했던 건데 스케줄 문제로 제가 하게 됐어요. 선배님이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사실 처음에는 그룹이 아닌 민재 개인으로 나선 거라 부담감이 컸어요. 근데 슬리피 선배님이 잘 챙겨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민재)

“이번 앨범 수록곡 ‘깊어’와 ‘상영시간 무한대’ 작사를 직접 참여했어요. 사랑 노래인데 경험이 미숙해서인지 공감대를 못 살린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앨범 제작에 참여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서 제 실력을 꼭 검증받고 싶어요.” (뉴썬)

롤모델로 ‘빅뱅’을 꼽은 소나무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멤버들 개인적인 성장과 함께 팀으로도 성공하려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내비쳤다.

“빅뱅 선배님은 팀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사랑받고 있잖아요. 그런 모습을 꼭 닮고 싶어요. 소나무의 최종 목표가 월드투어 개최거든요. 빅뱅 선배님들이 그렇게 하듯 우리도 언젠가 그런 자리에 설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죠. 우선 단기 목표로 잠실 주경기장, 그 다음에는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하고 싶어요. 아직은 꿈이지만 언젠가 꼭 이루고 싶어요.”

마지막까지 소나무는 말보다 무대로 보여주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에게 2년차 징크스를 뜻하는 ‘소포모어 징크스’는 별개의 이야기였다. “안녕하세요! 늘 푸른 소나무입니다”라는 해맑은 인사처럼 변치 않는 ‘소나무’가 되길 기대한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T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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