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최대 전장·성능…국내 준대형 세단의 ‘떠오르는 샛별’

입력 2015-08-17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쉐보레는 동급 최대 사이즈와 최대 출력, 최대 토크를 자랑하는 임팔라를 선보이고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의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뛰어난 정숙성과 편안한 주행감각이 돋보이는 임팔라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실시한 종합평가와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가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각각 최고 등급을 받아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사진제공|쉐보레

■ 쉐보레 ‘임팔라 3.6L LTZ’ 시승기


넓고 조용한 실내공간·운전 피로도 감소
부드러운 변속·묵직한 주행감성 대만족
통합 바디프레임…美 안전성 측정 최상

9.2km/L의 낮은 연비…높은 배기량 탓


‘준대형 세단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준대형 세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재감이다. 중형 세단과는 비교 불가능한 압도적인 크기와 여유로운 공간이야말로 준대형 세단의 존재 이유다. 쉐보레 임팔라는 존재감이라는 측면에서 일단 시선을 잡아끈다. 미국식 디자인의 전형을 보여주는 외관 디자인은 가장 뚜렷한 경쟁 모델인 그랜저보다 신선하다. 물론 그랜저가 너무 흔해져버린 탓이겠지만. 임팔라는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여수공항에서 남해군 사우스케이프 리조트까지 100km구간에서 임팔라 3.6L LTZ 모델(4191만원)을 시승했다.

앞좌석 인테리어-계기판 디자인-넓은 뒷좌석 공간(맨 위쪽부터)


쉐보레 패밀리 룩 계승, 매력적인 사이드 라인

임팔라의 외관 디자인 중 압권은 역시 사이드 라인이다. 쉐보레 패밀리 룩을 계승한 전면 디자인에서 심플하게 이어지는 사이드 라인은 준대형 세단만이 가질 수 있는 프리미엄한 스타일을 확실하게 살렸다. 동급 최대 사이즈의 전장(5110mm)도 당당한 존재감에 한 몫한다. ‘확실히 크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기대감을 안고 운전석에 앉았다. 가장 눈에 띄고 새롭다고 느껴지는 것은 프렌치 스티칭을 이용한 실내 디자인이다. 모하비 투톤 컬러를 사용한 실내는 시트와 전면 대쉬보드, 좌우 도어 부분의 컬러를 일체화시켰고, 가죽 소재 부분에 흰색 스티치를 더해 프리미엄한 감각을 잘 살려냈다.

디자인이 독특한 고급 소파를 보는 기분이다. 다만, 그 외 실내 마감 소재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된 부분은 정교함이나 마감 품질에서 준대형 세단의 수준에 맞는 만족도를 느끼지 못했다. 조금은 투박한 미국식 감성이다.

쉐보레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다운 실내 편의사양

임팔라에는 전동식 슬라이딩 8인치 고해상도 풀컬러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디스플레이를 버튼 하나로 여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버튼을 눌러 위로 올리면 감춰줬던 시크릿 박스(공간)가 나타난다. 간단한 소지품이나 액세서리 등을 보관하기 딱 알맞다.

임팔라 전용 스마트 내비게이션도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자체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어 약간 낯설었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처음임에도 길을 찾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하는 쉐보레 차세대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장착되어 있다. 휴대폰과 연동해 전화통화와 음악 감상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음향시스템에도 신경을 썼다. BOSE○R(등록기호)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11스피커)을 탑재해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낸다. 센터페이시아에서 앞좌석 도어를 거쳐 뒷좌석 도어까지 연결되는 아이스블루 컬러의 실내 무드 조명도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뛰어난 정숙성과 편안한 주행 감각

임팔라에는 3중 실링 도어와 5.0mm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되어 있다. 정숙성에 꽤나 공을 들였다. 실제 주행을 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속 120km까지는 풍절음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거의 느낄 수 없다. 3.6L(3564cc) 엔진의 여유로운 주행 감각도 압권이다.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는 가속시의 엔진 소음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임팔라에는 동급 최대 출력인 309마력, 최대 토크 36.5kg.m를 발휘하는 3.6리터 6기통 직분사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캐딜락(Cadillac) 브랜드의 대형 세단인 XTS에도 적용된 엔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가속 성능과 내구성을 인정받은 엔진이다. 2.0 엔진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시대에 3.6 엔진이 주는 호사스러운 출력은 준대형 세단을 타는 참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다. 캐딜락 대형 세단과 SUV에 적용돼 온 변속기로 베인(Vane)타입 가변 출력 펌프 적용으로 변속기 효율은 물론 전체 파워트레인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해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실현했다. 3.6 엔진과 어우러지는 부드럽고 빠른 변속 능력은 쉬지 않고 1시간 이상을 주행에도 피로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연비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임팔라의 복합연비는 9.2km/l(고속주행 12.0km/l, 도심주행 7.7 km/l)다. 실제 국도와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시승 코스에서 딱 제원표상의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 정속 주행시에는 12∼13km까지 기록할 수 있었지만, 조금만 속도를 높이거나 오르막 구간을 통과할 때면 여지없이 6∼7km/l대로 연비가 떨어졌다. 높은 배기량을 지닌 준대형 세단의 특성이다.

단단하고 묵직한 주행 감성 일품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쉐보레가 지향하는 묵직한 주행 감성이다. 최상위 세단인 만큼 파워풀하면서도 단단한 주행 감성은 경쟁 모델을 압도할만했다. 임팔라의 서스펜션에 그 비밀이 있다. 전륜에 적용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McPherson Strut-type Front Suspension)은 우물 정(#)자 타입 크래들(Cradle)과 결합해 차량 전체의 강성을 강화했다. 이 덕분에 안정감 있는 고속 주행과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한다. 후륜에는 알루미늄 재질의 4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을 채택했다. 그랜저가 멀티링크를 채택해 승차감을 더 강조한 반면, 임팔라는 정교한 조향 감성을 더 높이기 위해 4링크를 채택했다. 150km 이상의 고속 영역에 접어들고, 지면의 상태가 고르지 못할 때는 다소 노면을 많이 타면서 출렁인다는 느낌을 받는 점은 아쉬웠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의 조향 감각은 뛰어난 편이다. 시승 모델인 3.6L LTZ모델에는 벨트 방식의 랙 타입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 더욱 민첩하고 안정적인 조향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견고한 바디, 최상의 안전성 갖춰

준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또 하나의 가치는 안전성이다. 임팔라는 차체 상부와 하부 프레임을 연결한 통합형 바디 프레임을 적용해 2014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신차평가 프로그램 ‘안전성 종합평가 부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으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서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도 최고 등급 ‘만족(Good)’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임팔라는 이처럼 견고한 바디를 기반으로 다양한 안전 사양을 추가했다.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따라가며 앞 차가 서면 완전히 차를 멈춰주는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 레이더를 통해 인지된 잠재적인 사고 상황을 운전자에게 시각 및 청각으로 경고하며, 긴박한 상황에서는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고를 예방하는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주행해 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수준의 가·감속 능력을 발휘했다. 일부 브랜드는 이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나 부자연스러워서 그냥 꺼버리고 직접 운전하는 편이 낫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임팔라는 꽤 정교하고 부드럽게 앞차를 따라간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임팔라 3.6L LTZ 모델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은 선택 사양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경쟁 모델들처럼 옵션 장사를 하지 않는다.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해 총 10개의 에어백을 기본 적용하고, 동급 최초로 운전석 및 동반석 무릎 에어백을 채택했다. 또한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후측방 경고시스템, 사각지대 경고시스템, 차선변경 경고시스템, 차선이탈 경고시스템과 같은 프리미엄 안전 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제공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