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영화가 부활한다

입력 2015-09-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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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라클 벨리에’-‘춘희막이’(오른쪽) 포스터. 사진제공|영화사 진진·하이하바픽처스

다양성 영화가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록버스터의 흥행 돌풍에 밀려 예년과 비교해 주춤했던 다양성 영화들이 최근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며 고르게 주목받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부터 예술영화, 저예산 실험영화까지 그 세부 장르도 다양하다.

현재 다양성영화 흥행 1위를 기록중인 작품은 음악을 소재로 소녀의 성장기를 그려낸 ‘미라클 벨리에’다. 8월27일 개봉해 누적관객 10만 명을 앞두고 있다. 음악이 삶을 치유하는 매개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관객의 선택이 이어진다.

특히 ‘미라클 벨리에’는 앞서 흥행에 성공한 ‘위플래쉬’와 ‘비긴어게인’과도 맥이 닿는다. 음악영화에 유독 관심이 높은 국내 관객 선호도와 맞물려 장기 흥행까지 예고하고 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부문에 진출해 주목받은 마리옹 꼬티아르 주연의 ‘이민자’도 30여 개의 스크린에서 상영하는데도 개봉 첫 주에 누적관객이 1만 명에 육박했다. 1920년대 뉴욕의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운명이 뭉클하게 그린 영화는 외화로는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시대극’으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사실 올해 다양성영화는 3월 개봉해 3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소셜포비아’ 등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흥행 성과를 맺지 못했다. 4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으로 시작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물량 공세와 8월까지 이어진 대작들의 연이은 개봉 탓에 관객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이다.

하지만 8월 말부터 감각적인 시도와 이야기로 완성된 다양성 영화들이 차례로 개봉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정현 주연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 변화의 기폭제로 평가받는다. 당초 개봉 여부가 불투명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교차상영 등 열악한 상황에도 누적관객 4만 명을 모았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릴레이 개봉도 시선을 끈다. 여성 노동자의 삶을 실제 경험자의 인터뷰를 통해 뭉클하게 담아낸 ‘위로공단’을 비롯해 시각장애를 가진 피아니스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기적의 피아노’가 잔잔한 돌풍을 만들고 있다.

30일 개봉하는 또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 ‘춘희막이’가 그 분위기를 이어간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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