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자료 한선교 의원’ 이해 못한다던 한음저협, 갑자기 ‘겸허히 수용’

입력 2015-09-23 13: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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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윤명선, 이하 한음저협)이 같은 내용을 두고 전혀 다른 뉘앙스의 보도자료를 연달아 배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음저협은 지난 18일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배포한 협회 복지비 지출 내역을 두고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협회는 문체부 산하기관도 국정감사 피감기관도 아닌데 왜 국정감사에서 협회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엉터리 자료를 배포했는지 국민의 세금으로 국감을 준비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또한 한음저협은 협회의 복지비 및 연간 운영비용까지 거론하며 "협회와 관련해 왜곡된 내용이 보도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잘못된 정보가 더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한선교 의원의 자료에 억울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음저협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불과 8시간 만에 180도 바뀌었다.

같은날 한음저협은 한선교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내용과 관련해 두 번째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해당 보도자료는 '한음저협, 한선교 의원 지적사항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음악저작권자 권익 확대를 위해 노력'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앞선 자료의 제목이 "한음저협, 소송 없었다면 70억 저작권료 징수 못할뻔…"이고, 부제로 '한선교 의원 직원 복지 펑펑? 수치 부풀려져…160억은 협회 전체 1년 운영비용', '대부분의 내용 왜곡되고 부풀려져', '협회는 피감기관이 아님에도 왜 국감에서 거론되어야 하는지 이해 못해' 등의 부제까지 곁들여 날선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본문에 담긴 내용 역시 똑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뉘앙스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앞선 자료에서 '엉터리',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왜곡', '유감'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면 이어진 보도자료에서는 '겸허', '시정', '최선' 등의 부드러운 어휘로 바뀌었고, 그 내용 역시 "지적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에서 "겸허히 수용하겠다"로 정반대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음저협은 똑같은 한선교 의원의 문제제기를 두고 8시간 만에 전혀 상반된 태도를 보인 셈으로, 상식적으로는 쉽게 이해가가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음저협의 복지비 지출이 실제로 문제가 있거나, 한선교 의원 측에서 압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음저협 측의 한 관계자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라고 해명을 피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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