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임권택 감독 ‘서편제’ 제작발표

입력 2015-10-0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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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10월 6일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 축제 마당을 펼치고 있다. 많은 스타들이 다양한 무대를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으로서 거의 매년 부산을 찾는 이가 있다. 임권택 감독이다. 올해에도 임 감독은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 등에 참석하며 영화계 ‘어른’으로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은 올해 102번째 작품 ‘화장’을 선보였다. 이제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1936년생)에 여전히 ‘현역’으로서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런 그의 대표작 가운데 ‘서편제’가 있다.

1992년 오늘, ‘서편제’가 그 제작과정을 소개하며 개봉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김명곤, 오정해 등 그리고 동명 원작소설의 이청준 작가 등이 무대에 나섰다. 그해 미스춘향 선발대회에서 진에 당선된 오정해는 국악예고 출신으로 당시 중앙대 한국음악과에 재학 중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무대에서 멋들어진 솜씨로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을 들려주었다. 그의 단아한 외모 역시 시선을 모았다.

‘서편제’는 섬진강 서쪽인 광주와 나주, 보성, 해남 등에서 성행한 판소리의 한 유파. 이를 제목 삼은 영화 역시 판소리를 소재로 했다. 1930년대부터 1960년대 초를 배경으로 소리꾼과 그의 수양딸 그리고 의붓아들의 이야기로, 몰락해가는 소리와 소리꾼들의 아픔과 한을 그렸다. 정한 깊고 섬세한 서편제 소리 역시 김명곤과 오정해 그리고 북채를 잡은 김규철에 의해 스크린에 흐르며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다.

영화는 당시 이듬해 4월10일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서울 기준으로 관객수를 집계해 공식 발표하던 그 시절, ‘서편제’는 8월9일 67만8947번째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다시 썼다. 임권택 감독은 1991년작 ‘장군의 아들’로 세운 흥행 기록을 스스로 깨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서편제’는 그해 10월30일 한국영화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사를 새롭게 구성했다.

이후 임 감독은 1999년 판소리를 한 편에 전면적으로 담아낸 ‘춘향뎐’을 연출했다. 이를 통해 한국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성과를 안았다. 그리고 2007년 ‘서편제’의 후속편격이라고 할 수 있는 ‘천년학’을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그의 100번째 작품이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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