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ly’로 발라드 변신?…엔플라잉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입력 2015-10-21 1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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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라잉,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밴드 엔플라잉이 서정적인 멜로디의 발라드곡 'Lonely'로 돌아왔다.

엔플라잉은 21일 서울 마포구 예스24 무브홀에서 싱글 'Lonely'의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5개월만의 컴백을 알렸다.

엔플라잉이 이번 싱글 'Lonely'에서 주력한 점은 콘셉트의 변화이다. 데뷔앨범 '기가막혀'에서 엔플라잉이 랩메탈 혹은 누메탈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줬다면, 이번 'Lonely'에서는 미디움템포의 발라드곡에 가까운 사운드로 가을 분위기를 물씬 자아내고 있다.

또한 의상이나 뮤직비디오 등 전체적인 콘셉트 역시 차분하고 분위기있는 모습을 시도해 감성적인 콘셉트를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이날 쇼케이스의 진행을 맡은 이국주는 계속해서 "이번에는 남자가 돼 돌아왔다"라고 콘셉트의 변화를 강조했고, 심지어 엔플라잉 스스로도 "차분한 가을소년으로 돌아왔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차분하고 감성적인 분위기가 잘 나오지 않아 힘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가을 발라드 콘셉트'는 말그대로 비주얼적인 측면에 한정된 이미지일 뿐, 실제적으로 엔플라잉이라는 밴드가 지닌 사운드적인 특징이나 정체성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엔플라잉,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물론 'Lonely'가 서정적인 멜로디를 강조한 록 발라드곡은 맞다. 여기에 아이돌 밴드라는 이미지와 '가을소년 콘셉트'로 인해 데뷔곡 '기가막혀'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변신를 시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이브리드 밴드로서 엔플라잉의 정체성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엔플라잉의 이번 신곡 'Lonely'는 작곡가 김도훈이 의도한 바인지 소속사 측에서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모르지만, 빠르고 날카롭던 멜로디가 느리고 부드러운 멜로디로 변화 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랩과 록의 조합, 감정의 격앙 등 하이브리드록의 특성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하드한 사운드 가운데 발라드성 곡을 발표하는 것은 하이브리드밴드뿐만 아니라 메탈밴드들도 흔히 선보이는 패턴으로, 엔플라잉이 데뷔 당시 많이 비교됐던 린킨파크나 림프비즈킷 역시 'Shadow Of The Day'나 'Behind Blue Eyes'와 같은 발라드성 곡들을 발표했고 또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무도 린킨파크와 림프비즈킷을 발라드 그룹, 팝 밴드로 규정하지 않는 것처럼 엔플라잉 역시 이번 'Lonely'의 발표가 밴드 정체성의 변화라고 보기 힘든 이유이다.

이날 엔플라잉의 권광진은 'Lonely'에 대해 설명하면서 "콘셉트가 바뀐다고 해도, 엔플라잉은 특정 장르의 음악에 대해 구애받지 않는 밴드이다. 데뷔 때부터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그룹이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기가막혀'의 엔플라잉과 'Lonely'의 엔플라잉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아직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들의 일부를 조금 더 보여줬을 뿐이다.

엔플라잉,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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