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수의 독한 사이다] 박명수의 마리텔 도전, ‘예능판 오동도’ 참사

입력 2015-10-28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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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연예의 법칙] ‘예능판 오동도 사태’ 박명수의 마리텔 도전…왜 실패했나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그맨 박명수의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출연은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었고 최악의 결정이었다.

지난 17일과 24일 '마이리틀텔레비전'에는 개그맨 박명수, '무한도전 가요제'로 얼굴을 알린 작곡가 유재환, DJ 찰스 등이 출연했다. 출연이 알려진 직후부터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명수에게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사진│MBC 방송 캡처


그러나 전반전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시청자들은 박명수의 방을 속속 빠져갔다. 그가 사랑하는 EDM은 '마리텔' 시청자들에게는 소음이었고 소통없이 이뤄지는 방송은 그에게 하위권의 성적을 안겼다.

박명수가 현재 예능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이같은 결과는 참담하다.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시즌3'에서 독하고 엉뚱한 애드리브로 사랑받은 그는 왜 '마리텔'에서 '노잼'이라는 말까지 듣는 굴욕을 당했어야 했던 것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마리텔'은 유명세가 아니라 콘텐츠 싸움이다. 박명수는 콘텐츠 선정에서부터 실수를 저질렀다. '마리텔' 역시 방송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보여주는 것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디제잉이라는 '듣는 콘텐츠'를 들고 나와 시청자들을 초반에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박명수의 실패 원인으로 '소통 부재와 유리 같은 멘탈'을 지적했다. 그는 "'마리텔'은 원년 멤버들도 누리꾼들의 냉정한 평가에 동요하는 방송이다. 전반전의 냉정한 반응에 박명수는 화면으로봐도 크게 당황했다"면서 "마지막까지 멘탈을 회복하지 못한 것도 박명수의 장점이 잘 드러나지 않은 이유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사진제공│MBC


그러나 이런 박명수의 모습들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그렇다면 왜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재미있다'고 평가받는 요소들이 '마리텔'에서는 '노잼'이 되었을까.

이 문제에 대해 관계자들은 "그런 단점들을 장점으로 만들어 줄 동료가 없어서"라고 말했다.

그 예로 최근 방송에서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무심코 말을 놓은 하하에게 면박을 주자 하하는 "이제 말 놓을 때도 되지 않았냐. 십년이나 같이 했다"고 받아친다. 이에 박명수는 크게 흔들리면서 "난 작년에 말을 놓을 줄 알았다. 너무 늦게 말을 놓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기세를 누그러뜨려 웃음을 준다. 이것이 박명수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방식이다.

분명히 박명수에게 '마리텔' 도전 실패는 망신살이 뻗친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박명수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알게 해준 계기이기도 하다.

"남자라면 한번쯤 1인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했던 박명수다. 이번 실패를 발판으로 다시 한 번 '마리텔'에 도전하는 2인자의 패기를 기대해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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