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쉬리 등 흥행…한국영화 점유율 40% 기록

입력 2015-11-2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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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텔미섬딩’

■ 1999년 11월 26일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은 42.5%.(영화진흥위원회) 2008년 38.6%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하반기 ‘암살’, ‘베테랑’, ‘사도’, ‘검은 사제들’, ‘내부자들’ 등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올해 전체 수치는 오를 전망이다. 이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1999년 오늘까지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과 ‘텔미썸딩’이 각각 누적 85만명과 48만명(서울 기준)의 관객을 불러 모으면서 한국영화 점유율이 40%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그해 2월 개봉한 ‘쉬리’와 7월 선보인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이 크게 흥행하기도 했다.

‘해피엔드’, ‘여고괴담2’ 등 기대작도 12월 개봉하면서 결국 그해 한국영화는 39.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1999년 한국영화 연감·영화진흥위원회) 1998년 25.1%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동시에 편수와 가격을 늘리고 높이며 다양한 나라로 진출,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얻었다.

이처럼 한국영화 점유율 40%는 당시로선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1960년대 한국영화는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제대로 된 시장조사 자료가 없다. 이후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TV의 대중화, 외화의 공세, 한국영화 질 저하, 정부의 제작 및 수입 규제 등은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앗아갔다. 외화수입 자유화 직전인 1983년 39.9%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 10년 뒤 15.9%로 떨어질 정도였다. 40%는 1983년 이후 16년간 평균 점유율 25.4%에 불과했던 한국영화의 큰 성과였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의 직배가 시작된 1988년 이후 30%도 넘지 못했던 한국영화는 1990년대 이후 참신한 소재와 기획력을 지닌 창작자는 물론 금융 및 대기업의 대자본을 끌어들이며 극장의 규모를 키워갔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 기획으로 새롭고도 탄탄한 이야기의 힘을 지닌 영화가 잇따라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삼성영상사업단이 투자한 ‘쉬리’의 대흥행은 그 상징적 사례이면서 한국영화의 산업화 분기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영상문화에 익숙한 세대의 성장도 관객층을 형성했다. 20대 초반이 영화의 주요 관객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이때부터다.

이처럼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외화의 공세에 시달린 한국영화는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이 40%가 될 때까지 스크린쿼터제를 고수하겠다”던 정부의 약속 아래 그 질적·양적 성장을 더해갔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40%’는 스크린쿼터 축소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적 수치이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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