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마을’, 웰메이드 스릴러의 교과서…시즌제 강추

입력 2015-12-04 1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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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웰메이드 스릴러의 교과서…시즌제 강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 이하 ‘마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마을’은 3일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암매장된 김혜진(장희진)의 백골사체가 발견되면서 미스터리의 서막을 알렸던 ‘마을’은 이날 모든 궁금증을 풀어내며 마무리됐다.

김혜진을 죽인 진짜 범인인 남씨 부인(신영진)은 죄를 인정했고, 함께 시체를 유기한 윤지숙(신은경)은 살인 미수 및 시체 유기죄로 체포됐다. 연쇄살인마 아가씨(최재웅) 역시 한소윤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손목에 수갑을 차게 됐다.

또한, 윤지숙이 친딸 김혜진을 줄곧 ‘괴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잠시나마 사람으로 인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세상에 홀로 버려졌다고 생각한 딸은 외로움에 어렵사리 찾은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반면 성폭행 생긴 아이를 부정하면서도 완강하게 더 모질게 뿌리치지 못한 애끓는 모정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잔인하리만큼 씁쓸한 결말은 현실 사회의 현재를 보여줬다. 잔인한 범죄와 피해자, 묵인하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묵직한 메시지를 그리는 과정에서 ‘마을’은 오랫동안 기억될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무엇보다 이러한 평가는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연 배우들은 물론 조연에서 단역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했다. 얼굴은 낯설지만, 연기력과 존재감은 주·조연을 가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드라마 한 관계자는 “이젠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마을’ 출연진 대다수가 연극과 뮤지컬에서 ‘연기 좀 한다’는 연기 베테랑들이다. 연기 구멍을 논하기에는 우리가 손발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인기와 인지도에 따라 ‘범인을 맡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낯선 배우들로 채워진 ‘마을’에서는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이들이 스토리 전개에도 무게와 힘을 실어 줬다. 시청자의 다양한 추리와 해석을 만들어 내는데 도움을 주고, 전개가 진행될수록 미스터리의 기폭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마을’은 ‘3無 드라마의 좋은 예’라고 한다. 연기 못하는 배우와 쪽 대본, 러브라인이 없다. 특히 일찍이 완고 된 대본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에 또 다른 관계자는 “도현정 작가가 제작발표회 당시 12회 대본을 쓰고 있었다. 당시 촬영은 5회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배우들은 단 한 번도 쪽 대본을 받은 적이 없다. 마지막 회 대본도 마지막 회 방송 보름 전에 받아 촬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을’은 동 시간대 꼴찌로 시작(1회 5.9%)해 끝(최종회 시청률 7.6%)도 꼴찌로 맺었다. 이는 전작인 ‘용팔이’가 20.4%의 시청률로 같은 시간대 1위를 기록하면 종영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또 야구 중계와 특집극 ‘설련화’로 인한 결방이 방영 내내 드라마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을’은 잘 만든 드라마였다. 영화 같은 긴박감은 물론 강한 흡인력이 불러온 화제성은 드라마로서 갖출 요소를 두루갖췄다는 평을 얻어냈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찬란하게 빛났다. 이런 ‘마을’을 열성적으로 시청한 시청자들에겐 또 하나의 ‘인생 드라마’가 탄생한 셈이다.

끝나기가 무섭게 시즌제로의 전환과 빨리 ‘마을 시즌2’를 만나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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