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조동진, 예술의 전당서 첫 대중가수 콘서트

입력 2015-12-1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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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크음악 대표 주자’ 조동진

연말 공연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을 비롯해 다양한 클래식 음악이 무대에 오른다. 그 대표적인 공연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이다. 예술의 전당은 음악뿐 아니라 연극과 무용 등 공연예술 분야의 무대로서 국내 최고의 시설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가요 등 대중문화인들에게 그 벽은 높기만 했다. 바로 이 곳에서 가장 먼저 공연한 대중가수가 있다. 한국 포크음악의 대표주자, 조동진이다.

조동진이 1994년 오늘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예술의 전당이 기획한 ‘우리들의 노래’라는 기획공연의 첫 무대였다. 조동진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콘서트를 펼쳤다.

조동진의 공연은 예술의 전당이 대중가수에게 본격적으로 무대를 열어준 공간이었다. 그 이전 야외무대인 만남의 광장에서 일부 가수들이 공연을 펼치거나 클래식 음악 위주 콘서트에 대중가수들이 참여한 적은 있었다. 1988년 프랑스의 조르주 무스타키가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르기는 했지만 국내 가수의 본격적이고 실질적인 단독 공연은 조동진이 처음이었다.

다만 예술의 전당이 오페라극장을 메인 공연장 삼고 있다는 점에서 조동진의 무대 5년 뒤인 1999년 12월10일 조용필이 이 곳에서 펼친 공연을 대중가수 최초의 사례로 보기도 한다. 그래도 예술의 전당이 주요 공연장을 대중가수에게 온전히 내준 것은 조동진이 처음이어서 이제 그 공연사는 새롭게 씌어져야 한다. 조동진 이후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 등에서 양희은, 이문세, 한영애 등이 콘서트를 펼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조용필 역시 조동진 이후의 사례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조동진은 당시 자신의 노래인생 25년을 정리하며 ‘행복한 사람’ ‘작은배’ ‘나뭇잎 사이로’ 등을 불렀다. 장필순, 한동준, 김장훈 등도 함께했다. 이들은 조동진의 ‘제비꽃’ ‘진눈깨비’ ‘겨울비’ 등을 각기 음색으로 해석해 선사했다.

예술의 전당은 “1990년대 이후 활성화하기 시작한 가요 콘서트를 끌어들여 수준 높은 대중가수 공연 문화를 선도하겠다”면서 “인기에 구애받지 않고 언더그라운드에서 포크음악만을 고집해온 독특한 색깔의 음악인”(1994년 11월25일 연합뉴스 보도)이라며 조동진을 첫 주자로 맞았다. 예술의 전당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조동진은 한국의 포크음악을 주도한 또 다른 주역이었다. 한대수, 양병집, 김민기 등으로 이어지는 저항의 이미지로서 포크와는 다른,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1960년대 말 미8군 무대에 록밴드의 기타리스트로 무대에 나섰던 그는 1979년 1집 ‘조동진’으로 포크음악의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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