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프로듀스101’ 김주나·유연정의 갈등과 이해인·강시라의 감동

사진｜프로듀스101 방송 갈무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주요 소재는 '갈등'과 '감동'이다. 이는 늘 반복되는 패턴이지만, 동시에 늘 먹히는 패턴이기도 하다.

그리고 26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101' 6회에서 갈등과 감동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 주요 인물은 김주나(뮤직K)와 유연정(스타쉽), 강시라(청춘뮤직)와 이해인(SS엔터테인먼트)이었다.

이날 방송은 지난 평가에서 살아남은 61명의 참가자 중, 다시 35명을 선발하는 포지션 평가 미션에서 보컬팀의 무대가 공개됐다.

보컬팀이 부여받은 미션곡은 엑소의 'Call Me Baby'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존박·허각의 'My Best', 빅뱅의 '몬스터', 타샤니의 '하루하루'의 6곡으로, 각 곡별로 3명, 4명, 5명, 5명, 6명, 6명씩 총 29명이 보컬 포지션 미션에 응시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참가자 중 보컬능력으로는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김주나와 유연정이 속한 '하루하루' 조(김주나-뮤직K, 유연정-스타쉽, 조시윤-DSP, 윤서형-앤어거스트, 아리요시 리사-티핑, 추예진-판타지오)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들의 만남은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처음 센터 포지션을 선정할 때부터 김주나와 유연정의 신경전이 이어졌고, 김주나가 센터를 맡자 유연정은 눈에 띄게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주나와 유연정의 갈등관계는 중간 평가때까지 이어졌고, 급기야 전혀 호흡이 한 팀이 아닌 것같다는 트레이너의 지적에 김주나와 유연정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김주나와 유연정은 대화를 통해 갈등을 봉합하기는 했지만 시작부터 삐걱댄 이들의 관계는 계속 불안감을 조성했다.

물론 '프로듀스101 최고의 꿀성대'라는 김주나와 유연정은 (모두가 예상했듯이)실전에서 자신들의 진짜 실력을 폭발시키며 탁월한 무대를 선보였고 투표 결과 유연정이 김주나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며 '또 하나의 갈등 스토리'를 일단락했다.

다만 이 갈등 스토리를 통해 유연정에게 덧씌워진 '이기적'이라는 여론은 또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그리고 유연정에 대한 이런 여론이나 김주나와의 미묘한 관계는 또다시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김주나와 유연정이 갈등관계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강시라와 이해인은 감동 코드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진｜프로듀스101 방송 갈무리

앞서 이해인은 독단적으로 센터와 리더 자리를 정하는 듯한 편집으로 잠시 악마의 편집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반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하고 '착한 독재'라는 호응까지 이끌어냈다.

제작진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방송에서는 작정하고 이해인에 대한 '착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주었다. 실제 이날 방송에는 리더를 맡은 이해인이 센터자리를 투표로 정하자고 제안하고, 또 각 멤버들의 의견을 귀기울여 듣고 존중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더욱이 트레이너의 중간평가때는 리더로서의 책임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나 밤 늦게까지 팀원들을 위해 편곡 작업을 하고 연습을 주도하는 모습을 내보내 감동 코드를 배가시켰다.

이해인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실제 같은 조의 김태하는 눈물을 흘렸다)에 '오늘부터 우리는'(한혜리-스타제국, 박시연-플레디스, 김태하-스타쉽, 이해인-SS, 정해림-판타지오)의 무대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그 와중에 같은 팀의 박시연의 "왜 우는 거지? 전 멤버가 보고 싶은 건가? 수업시간인데 갑자기 울음바다가 터져서 팀에 좋은 걸 선생님한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사실 난 조금 이해가 안됐다"라는 인터뷰가 함께 공개됐지만, 다분히 '프로듀스101'의 의도적인 장치란 것 역시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또 이는 그저 가치관과 사상의 차이일 뿐 옳고 그름을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

이해인에게 '알고보니 착한 이미지'로 감동스토리를 주었다면 강시라는 드라마적인 감독 스토리를 부여했다.

청춘뮤직의 강시라가 속한 'My Best'조는 쇼웍스의 황인선, 케이코닉의 박세희, 마이다스의 김연경, 개인연습생 성혜민으로 구성됐고, 팀원 모두가 순위와 인지도가 하위권에 맴돌고 있었다.

그 덕분에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하는 팀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지도 못한 원석을 발견했다는 미운오리새끼 스토리가 이들에게 적용됐고 그 최대 수혜자는 강시라였다.

당연히 강시라는 무대에서 이야기의 중심에 설만한 실력을 보여주었고, 그 결과 현재까지 '넘사벽 NO.1'을 달리고 있는 젤리피쉬의 김세정과 보컬 포지션 최종 1위를 다투며 '프로듀스101' 6회의 이변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생존을 위한 경쟁이 이어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갈등과 감동'은 대상은 바뀔수 있어도 패턴 자체는 늘 반복되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날 '프로듀스101'의 보컬 포지션 미션의 최종 1위는 젤리피쉬 김세정이었지만 갈등과 감동의 스토리 주인공은 김주나와 유연정, 이해인과 강시라였다.

반복되는 패턴이지만 식상하지 않게 잘 꾸며내는 것도 능력이다. '프로듀스101'이 새롭게 만들어낸(또 분명 다음주 새롭게 만들) 이런 관계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분명 훈훈하게 마무리 되겠지만) 지켜보는 것도 '욕하면서 본다'는 이 프로그램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