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vs 수원 “무승부는 없다”

입력 2016-05-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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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현과 조덕제 감독, 염태영 수원시장,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과 염기훈(왼쪽부터)이 12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수원더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두 감독은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한국프로축구 사상 첫 연고지 더비를 앞두고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조덕제 감독 “상대 수비 와해 시킬 것”
서정원 감독 “3-0 앞선 뒤 1골은 양보”
수원FC 홈 수원종합경기장 만원 기대


성대한 지역축제의 하루일뿐 아니라 영원히 기억될 역사다.

수원FC와 수원삼성은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정규리그 10라운드에서 한국프로축구 사상 첫 ‘연고지 더비’를 갖는다. 수원FC는 1승5무3패(승점8)로 강등권(11·12위)을 살짝 벗어난 10위, 수원삼성은 1승6무2패(승점9)로 9위다. 나란히 최근 6경기에서 승수를 쌓지 못해 두 팀 모두 승점3이 절실하다. 12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수원더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예상스코어를 2-2로 꼽으면서도 “무승부로 두 팀 합계 승점2를 챙기는 대신 ‘수원의 이름으로’ 한 팀이 승점3을 얻길 바란다”고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기원했다.


● 기적의 팀, 또 다른 기적을 향해!

수원FC는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돌풍의 주인공이다.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뒤 이어진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클래식(1부리그) 무대로 올라섰다. 염 시장은 “‘축구미생’이 만든 기적의 스토리로 수원더비가 탄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업축구 시절 수원FC는 수원삼성과 FA컵에서 3차례 격돌했다. 1무2패의 절대열세. 2005년 무승부조차 승부차기 패배였으니, 실질적으로는 전패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쉬는 동등한 입장이다.

2-1 승리를 점친 수원FC 조덕제 감독은 “영광이다. 수원삼성이 K리그를 리드해온 훌륭한 팀이지만 공은 둥글다. 더비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는 경기’를 준비하고, ‘패배’를 새긴 채 전장으로 향할 수 없다.”, “도전과 패기로 끝까지 몰아치면 극장 골이 나온다.”, “무승부는 없다. 서로 승점3이 필요하지만 그 몫은 우리가 돼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할 뜻도 전했다. 수원삼성은 경고누적·퇴장 등의 징계로 수비진이 궤멸 상태다. 양상민-이정수-곽희주-신세계 등 핵심 수비수 4명이 이탈했다. 조 감독은 “공격적인 기조를 이어가겠다”며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주장 이승현도 “항상 공격적인 축구를 해왔다. 이번에도 똑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형님의 관록, 클래스의 차이 향해!

수원삼성도 물러설 리 없다. “더비가 활성화된 유럽처럼 K리그 더비는 정말 기쁜 일이다. 역사가 만들어졌다”는 서정원 감독은 “치고 올라갈 때가 왔다. 같은 연고팀 대결 이전에 승리가 필요하다”고 상대의 도전에 멍군을 불렀다. 종료 직전 실점이 많은 점을 꼬집은 조 감독을 향해 “변명하지 않겠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일정에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3-0으로 앞선 뒤 마지막 1골은 내 드리겠다”고 응수했다.

수원삼성 ‘레전드’ 서 감독에게 수원종합운동장은 특별한 장소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월드컵경기장에 둥지를 틀었어도 흐뭇한 추억이 가득하다. “만감이 교차한다. 정이 가득 한 곳이다. 그곳으로 원정을 가지만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 수원삼성 주장 염기훈 역시 “첫 K리그 더비다.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결과가 필요한지 선수단 모두 충분히 알고 있다”는 뼈있는 말을 남겼다.

한편, 입석 포함 공식수용인원 3만 명 규모의 수원종합운동장은 만원관중이 예고됐다. 2200여 원정석은 거의 매진이고, 최소 2만3000명 이상 입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불씨도 이미 지펴졌다. 활활 타오르기만 하면 된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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