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AOA로 인해 드러난 인터넷 여론의 불편한 위화감

입력 2016-05-17 1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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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A,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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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AOA가 데뷔 이래 가장 큰 시련에 봉착했다.

AOA의 설현과 지민은 지난 3일 방송된 '채널 AOA'에서 역사인물과 유명인들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추는 게임을 진행했고, 안중근 의사의 사진 알아보지 못하고 '긴또깡',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으로 대답하는 모습이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런 여론의 반응은 16일 AOA의 새 미니앨범 'Good Luck'이 발매된 이후에도 쭉 이어졌고, AOA가 이 정도로 부정적인 여론을 맞닥뜨린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잘못된 부분은 질책을 받고 반성을 해야하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 AOA를 둘러싼 여론과 흐름을 보고 있자면 불편한 위화감을 지우기 힘들다.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선 먼저 AOA가 비난을 받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AOA가 비난 받는 핵심은 설현과 지민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를 '긴또깡'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이야기한 점, 'Good Luck' 뮤직비디오에서 일본 기업의 차량 논란 등은 모두 설현이나 지민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어진 논란들이다.

AOA를 옹호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아무리 몰랐다고 하지만 안중근 의사를 장난스럽게 받아들이며 역사 인식에 대한 부족함이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중하지 못하게 차량의 로고 등을 내보낸 점은 분명 AOA와 FNC엔터테인먼트의 잘못이다.

그리고 AOA가 쇼케이스에서 보인 눈물의 사과는 이에 대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또 이 사과를 받아들일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또 AOA의 사과의 진정성을 지켜보는 것은 모두 대중의 몫이다.

남은 문제는 지민과 설현의 부족한 '역사 인식'이 아니라 '역사 지식'이다. 사실 최초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은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한다는 의견과 무지의 소치일 뿐 모르는 것 자체가 비난 받아야 할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모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리고 AOA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을 둘러싼 위화감의 정체는 AOA로 인해 촉발된 '역사 지식' 논란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이용하려 교묘하게 논점을 변질시키는 시도들이다.

국정교과서나, 한국 역사 교육, 애국심에 대한 내용들은 양반이고, 성인, 도박 광고 등 홍보성 댓글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번 사태는 설현과 지민의 개인적인 무지가 최초 원인이다. 애초에 정치적인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논란이고, 단순히 안중근 의사를 몰랐다는 것을 애국심 유무의 기준으로 삼는 건 얼토당토 않는 일이다.

교육과정의 문제라는 점도 불편한건 마찬가지다. 지난해 70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진행된 태극기 그리기 행사에서 참가자 815명 가운데 태극기 모양을 바르게 그린 사람은 224명뿐으로, 10명중 7명 가량이 태극기를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

이들이 태극기를 그리지 못한 이유는 교육과정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무관심에 의한 무지로 봐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교육과정을 뜯어고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역사 교육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할 지가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설현이 대한민국 홍보대사이기까지 한 상황에서 질책을 받아야할 부분은 받는 게 마땅하다. 그리고 AOA는 거듭된 사과를 통해 이런 질책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금 AOA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AOA를 향한 것이 아니라, 이에 편승해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도구로 점점 변질 되고 있다.

위화감의 정체이자 넷심(NET心)의 불편한 민낯이다.
AOA, 사진|동아닷컴DB

AOA, 사진|동아닷컴DB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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