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키썸이 보여준 음원차트 ‘新 성공 패턴’

랩퍼 키썸이 재미있는 사고를 쳤다. 키썸이 1일 자정 발표한 '맥주 두 잔'은 1일 오후 3시 기준 실시간차트에서 멜론 7위를 비롯해 엠넷 2위, 벅스 9위, 지니 7위, 네이버 뮤직 12위, 올레 뮤직 2위, 소리바다 15위, 몽키3 62위를 기록하고 있다.

몽키3의 경우 50위권 밖에 위치해 있다고 하지만 흔들림 없어보이던 차트에 균열을 내고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의 멜론과 벅스, 지니, 엠넷 등에서 10위권에 진입한 건 '이변'으로 평가 받고 있다.

'맥주 두 잔'의 이런 탁월한 성적은 키썸이 확고한 팬덤을 지닌 인기 아이돌도 아니고 전통적인 음원강자라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호기심을 모은다.

물론 키썸은 '언프리티랩스타'에 출연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이를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둔 음원도 있지만, 전작 'Love Talk'나 4월 유성은과 듀엣으로 발표한 '질투'의 경우에는 지금과 같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었다. 즉 키썸이 이름 그 자체로 청자를 끌어모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썸은 호성적을 이끌어 냈고, 이는 이름값이나 이슈, 팬덤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좌지우지 되던 차트의 성공 패턴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다면 키썸의 '맥주 두 잔'의 성공은 노래 그 자체의 힘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이야기지만 의문은 남아있다. 지금까지 노래 자체는 '좋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곡들도 많았지만 이것들이 모두 호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키썸의 '맥주 두 잔'은 단순히 '좋은 노래'를 넘어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대중음악 홍보 전문 에이전시인 포츈의 이진영 대표는 '맥주 두 잔'의 매력을 '시기성'과 '가사'로 보았다.

이 대표는 "'시즌송'이라는게 유행을 하면서 봄이나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노래들이 많이 나왔지만 지금과 같은 초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는 '맥주 두 잔'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라며 "일단은 현재 날씨와 잘 어울리는 노래 스타일이 호성적에 일조를 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또 음원차트의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2~30대 층의 공감을 이끌어낸 가사도 주효했다"라며 "음원 스트리밍 시장 초창기 주요 계층이던 10대들이 이제 20대가 됐고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연령층 자체도 늘어나면서, 현재 음원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연령층이 20~30대이다. 어반자카파나 딘, 크러쉬, 자이언티 등 20대 여성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가수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삼촌팬을 몰고 다니는 걸그룹들이 차트에서 롱런을 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키썸의 '맥주 두 잔' 역시 초여름 저녁,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는 걸 즐기는 2~30대들에게 '내 이야기'라는 공감을 불러온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