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올스타전에서 숨긴 비밀은 ‘선행’

입력 2016-07-18 09: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이승엽(왼쪽)이 2016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홍성욱 군과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승엽은 자신의 열렬한 팬인 홍성욱 군과 캐치볼을 하며 즐거운 추억을 선물했다.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삼성 이승엽(40)은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남다른 선행을 펼쳐 화제에 올랐다. 2014년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김호연 군의 유가족을 초대해 뜻 깊은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승엽은 야구를 유독 좋아했던 호연 군의 유가족에게 2014년 시즌 도중 자신의 사인볼을 건넨데 이어 지난해 올스타전에선 호연 군의 친형을 초대해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겼다.

올 시즌에도 올스타 베스트12에 뽑힌 이승엽은 16일 축제의 현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그는 팬사인회를 끝내고 “10번째 올스타전이라고 해도 크게 다른 느낌은 없다. 오히려 관중들께서 많이 찾아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지난해와 같은 선행을 이번에도 준비했냐는 질문엔 “비밀입니다”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올스타전 경기 시작을 1시간여 앞둔 시점에 이승엽이 한 사내아이의 손을 잡고 3루측 덕아웃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인공은 이승엽의 열렬한 팬인 홍성욱(9) 군이었다.

성욱 군은 난치병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있다. 병상에서도 그가 가진 한 가지 소원은 우상 이승엽을 실제로 만나보는 일. 성욱 군의 소원을 접한 메이크어위시(Make a Wish) 재단은 KBO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고, KBO는 삼성 구단을 통해 이승엽에게 성욱 군의 사연을 알렸다. 이승엽은 흔쾌히 소원 들어주기에 응했고, 성욱 군은 부푼 꿈을 안고 올스타전을 찾았다.

나란히 등번호 36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과 성욱 군은 손을 꼭 쥔 채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이내 둘의 캐치볼이 시작됐다. 성욱 군의 공을 여러 차례 받아낸 ‘포수’ 이승엽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욱 군에게 최고의 하루를 선사했다. 성욱 군이 잠시나마 병마를 잊고 환하게 웃는 모습에 이승엽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시선 역시 따뜻해지는 장면이었다.

고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