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키지 프리’ 맛집이 대세

입력 2016-08-1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락희옥-한와담-소풍(맨위부터).

■ 외식업계 새로운 트렌드로

집에서 가져온 와인 공짜로 즐겨
궁합에 맞는 요리 추천 서비스도
한우구이 전문점들도 적극 가세

“집에 있는 와인 가져와 즐기세요.” 고객이 입맛에 맞는 와인을 가져와 음식과 함께 즐기는 ‘코키지 프리’를 내세운 맛집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코키지(corkage)는 코르크 차지(cork charge)의 줄임말로 레스토랑에서 파는 와인이 아닌, 고객이 와인을 가져와 마실 때 병마개를 개봉하고 와인 잔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이다. 업소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가져온 와인 판매가격의 20∼40%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키지 프리는 문자 그대로 이런 서비스 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것.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집에 있는 와인을 가져와 잘 어울리는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서울 홍대 일대에서 하나, 둘 시도하던 코키지 프리는 요즘 이태원, 가로수길, 논현동, 청담동 등으로 퍼지며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이런 붐 속에서 와인과의 마리아쥬(mariage 와인과 요리의 궁합)에서 강점이 있는 음식점들이 네티즌 입소문을 타고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포 용강동 먹자골목 끝에 있는 모던한식 ‘락희옥’은 포털 사이트에서 코키지 프리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로 유명세를 누리는 곳이다. 미식가들 사이에 꽤 핫한 강북 맛집 중 하나로 코키지 프리를 처음부터 가게의 주요 콘셉트로 삼았다. 보쌈, 부추차돌박이, 떡갈비, 문어숙회, 멍게비빔밥, 김치말이 국수 등이 주메뉴로 과하지 않은 양념, 깔끔한 조리가 인상적이다. 고객이 가져온 와인에 맞춰 마리아쥬가 좋은 요리를 적절히 추천하는 주인의 센스도 돋보인다. 특히 만재도에서 직접 가져온다는 거북손이나 유기농 채소로 담가 별도로 판매도 하는 김치 등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요즘 인기 높은 한우구이 전문점 중에도 코키지 프리를 내세우는 곳들이 꽤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와담’ ‘소풍’ ‘로스옥’ 등이다. 한와담은 투풀(1++) 한우를 21일간 1.2℃의 저온에서 숙성해 내놓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다. 한남동을 비롯해 청담, 광화문 등에 매장이 있다. 주메뉴 소고기와 함께 육개장, 육회비빔밥, 한우된장찌개, 계란찜 등 풍미가 강한 음식이 많아 카버네 소비뇽이나 말벡처럼 바디감이 있는 와인을 가져가면 좋다. 학동사거리의 소풍은 한우숯불구이 전문으로 오붓한 넓이의 매장에 명란뚝배기, 된장찌개, 멸치국수 등 소박한 사이드 메뉴를 갖추었다. 와인과 고기를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물가 비싼 청담동 일대에서 가성비 최고의 식당으로 꼽힌다. 로스옥은 등심 로스구이가 간판메뉴지만 돼지갈비, 수육, 제육, 평양냉면, 김치전골 등 한식 일품요리를 두루 갖춘 업장이다. 삼원가든이 설립한 외식전문기업 SG다인힐의 브랜드 중 하나로 양재동에 이어 청담점도 오픈했다.


● ‘코키지 프리’ 팁

▲코키지 프리라고 해서 모든 술이 다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엄격히는 와인에 한정되고 위스키를 포함하는 수도 있다. 대개 고량주, 맥주, 소주, 사케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 업소마다 기준이 다르니 술을 가져가기 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단골에게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하는 곳도 있다. 맥주나 그 밖의 술을 허용할 때는 통상 BYOB(Bring Your Own Bottle)이란 표현을 더 쓴다. ▲코키지 프리를 이용할 때는 인원에 맞게 음식을 넉넉히 주문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무리가 아니면 그곳에서 파는 술을 한 병 주문하면 더 좋다. 고객을 배려한 식당에 화답하는 일종의 매너이다. ▲코키지를 받는 경우는 업소에서 와인 글래스와 칠링 보틀 등을 제공하고, 병당 코키지를 받으면 새로운 와인을 마실 때 잔도 교체해주는 것이 상식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