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좌우 풀백 어찌할꼬

입력 2016-09-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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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오재석-장현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강원FC

중국전 오재석·장현수 위기 자초
측면 수비 한정된 자원 한계 노출


축구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는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홈경기(1일)에서 3-2로 이겼다. 안방에서 승점 3을 확보해 첫 단추를 잘 꿴 사실은 만족할 만했지만, 내용은 아쉬웠다. 특히 불안한 수비라인이 큰 고민거리다. 중앙수비수로 나선 홍정호(장쑤 쑤닝)의 적극적 커버 플레이와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의 2차례 슈퍼세이브가 없었다면, 낭패를 볼 뻔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도 “프리킥으로 허용한 2번째 실점은 어쩔 수 없으나, 첫 번째 실점은 명백한 우리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좌우 풀백의 움직임이 가장 답답했다. 박주호(도르트문트)와 김진수(호펜하임) 등 기존 자원들이 소속팀에서의 부침으로 인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책임진 오재석(감바 오사카)의 전·후반 경기력은 확연히 달랐다. 과감한 오버래핑을 비롯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하고, 상대의 볼 배급을 6차례(팀 최다)나 차단한 오재석은 후반 들어 집중력이 다소 떨어졌다. 3-0으로 앞선 후반 29분 오재석이 위험지역에서 머리로 걷어낸 볼이 유하이의 발 앞에 떨어져 실점으로 연결됐다. 잔뜩 웅크렸던 중국이 본격적으로 반격을 개시한 계기였다. 오재석도 “내 실수로 팀이 어려워졌다. 순간적 판단 미스였다”고 인정했다.

오른쪽 풀백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전반에만 결정적 패스 미스를 3차례나 범해 한국으로선 큰 위기를 맞았다. 전방으로 볼을 배급하는 대신, 횡 패스와 동료들의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은 무의미한 패스를 하다 중국에 공격권을 허용하는 위험천만한 장면을 낳았다. 이날 장현수는 가장 많은 스프린트(22회)에도 불구하고 수비수 4명 가운데 가장 많이 볼을 손실(3회)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의 밀집된 좁은 공간에 무리하게 볼을 투입하려다 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실 오재석과 장현수 모두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역할을 부여받았다. 중국전으로 A매치에 데뷔한 오재석은 오른쪽 사이드에서, 전형적 ‘멀티 플레이어’인 장현수는 중앙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왔다. 대표팀이 그만큼 쓸 만한 측면수비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6일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 인근의 세렘반에서 치를 시리아와의 원정 2차전까지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정된 자원에 변화를 주고 싶어도 쉽사리 손대기 어려운 구조다. 가능성이 아니라 당장의 결과가 필요한 대표팀 수비라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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