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야구 발전 속도에 놀라는 한국대표팀

입력 2016-09-0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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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부산 기장에서 진행 중인 ‘LG 후원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2016 여자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엔 한국여자야구대표팀도 당당히 태극기를 걸어놓았다. 1라운드에서 2승1패 호성적을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7일 대만과 1차전에서 1-11로 5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한데 이어 8일 호주전에서도 0-13 완패로 고개를 숙였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세계여자야구의 벽은 아직 한국이 쉽게 넘어서기 어렵다. 한국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은 물론 발전 속도가 수 배 이상 빠르기 때문이다.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곽대이(32)는 이 같은 현실을 그라운드에서 피부로 느끼는 중이다. 소프트볼과 야구를 합쳐 12년 경력이 넘는 그녀지만 대륙을 불문한 각국의 전력은 높기만 하다. 곽대이는 “대회를 치르면서 세계여자야구가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에 놀라고 있다”며 “각국 선수들이 마운드를 비롯해 타선과 수비에서 보여주는 실력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전했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광환(68) 감독 역시 체감 격차는 곽대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감독은 “아시아에선 일본과 대만은 이미 최강 전력을 구축하고 있고, 북중미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캐나다, 베네수엘라, 쿠바, 멕시코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에선 네덜란드가 그간 강팀으로 통했는데 요샌 독일과 프랑스까지 여자야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면서 최근 세계여자야구가 벌이고 있는 각축전을 여과 없이 그려냈다.

여자야구월드컵 현장을 찾은 야구인들은 하나같이 “국내 인프라 구축과 선수 육성을 위해 보다 큰 그림을 생각해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어린 유망주들을 제대로 교육해 구속은 물론 변화구 구사능력, 경기운영감각을 함께 키워나가야 세계무대에서 붙어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차기 혹은 그 뒤 국제대회에서 최고구속 110㎞를 가볍게 넘기는 투수들을 만나기 위해선 지금부터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장(부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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