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열풍④] ‘구르미’ 원작과 이것이 다르다

입력 2016-10-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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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사진제공|KBS미디어

■ 원작과 다른 점은?

홍라온 비밀 들키는 과정도 달라

‘구르미 그린 달빛’은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로 소설까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연재를 시작한 웹소설은 최근 조회수 5000만건을 넘었고, 2015년 출간된 책(전 5권)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다. 웹소설 자체도 연재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드라마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31회나 되는 방대한 분량을 18회의 드라마로 만드는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많이 바뀌었다. 드라마 제작사 KBS미디어 제작총괄 유상원 PD에 따르면 이영(박보검), 홍라온(김유정), 김윤성(진영) 등 주요 캐릭터 변화가 크게 달라진 점이다. 극적 효과를 위해서다.

원작에서 왕세자 이영은 원작에서 여자들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궁녀들의 얼굴은 물론 청나라 사절단으로 온 공주의 얼굴까지 구별하지 못하는 인물. 하지만 운명적으로 홍라온의 얼굴만 알아보면서 로맨스를 풀어간다.

드라마에서는 이 장치를 삭제하고도 홍라온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풀어냈다. 이영에게 시종일관 ‘들이대는’ 청나라 공주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먼 훗날 세자빈이 되는 조하연(채수빈)게 입혀 하나의 인물로 만들었다.

누리꾼이 가장 관심을 보낸, 홍라온이 여자라는 사실을 이영이 알게 되는 과정도 다르다. 원작에서 홍라온은 김윤성의 손에 이끌려 내관이 아닌 단아한 여인의 옷차림으로 풍등제에 나섰다 이영에게 여인이라는 사실을 들킨다. 이영은 이를 모른 척하고 “네가 무엇이든 상관없다”며 사랑을 고백한다.

드라마에서는 이영이 쓰개치마를 뒤집어쓰고 있는 홍라온의 얼굴을 유심히 보려는 찰나 김윤성이 몸으로 가로막는다. 이후 이영은 ‘남자’ 홍라온에 대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 연서로 마음을 고백하려다 홍라온이 몰래 여인의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한다.

또 원작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고 ‘농도’짙은 로맨스를 선보이지만, 드라마에서는 키스신 등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홍라온의 가족관계와 내시가 된 사연도 다르다. 원작에서는 엄마, 여동생과 함께 사는 홍라온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남장을 하게 되고, 병든 여동생의 약값을 구하기 위해 내시가 된다. 드라마에서는 여동생 캐릭터를 과감히 빼고, 엄마와 어릴 적 시장에서 헤어진 후 양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내시가 된 것도 양아버지가 진 빚 때문이다.

이영의 호위무사 김병연(곽동연)과 김윤성은 원작에서 이영의 어릴 적 동무로, 김유정을 연모하게 되면서 사각관계에 놓인다는 점도 드라마와는 다른 설정이다.

이 같은 차이 속에서 드라마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현재 드라마는 홍라온이 홍경래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제작진은 이후 과정을 어떻게 그려내 결론으로 마무리할지 고민 중이다. 한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원작에서처럼 해피엔딩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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