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승우와 이태란이 영화의 소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두 번째 스물’ 기자간담회.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승우와 이태란 그리고 박흥식 감독이 참석했다.

‘두 번째 스물’은 첫눈에 반했던 만남, 뜨거웠던 연애, 엇갈림 속에 맞이했던 이별 후 운명처럼 재회한 민하(이태란)와 민구(김승우)가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작품이다. 극 중 두 주인공은 사별 등 각자의 사정이 있지만 이를 밝히지 않은 채 사랑을 나눈다. 때문에 불륜 소재의 영화로 비춰질 수도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김승우는 “민구와 민하의 사랑에 대해 불륜이라는 단어를 안 쓰고 싶다. ‘윤리적이지 못한 사랑’이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저렇게 해서는 안 되지’ 싶었다. 극 중 민하와 민구의 입장을 보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태란은 “민하가 내린 결론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둘의 사랑이 아름답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불륜이라는 것을 간과할 수 없지만 나이와 조건이 다른 두 사람이 나누는 ‘사랑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춰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연으로 참여한 작품이 한낱 ‘불륜 영화’로 오해받지 않기를 바라는 두 배우의 ‘정성’이 느껴졌다.


그러나 박흥식 감독은 다소 과격한 발언으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국민 정서상 민감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을 불륜과 같은 선상에서 언급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박흥식 감독은 “불륜 영화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아니더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더라”며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도 영화로 만들면 소재상 ‘살인’이 아니냐. 우리 영화도 불륜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