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우암마을 사람들은 “마을 전체가 영원토록 오래 살기 위해 용과 함께 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마을사람들의 바람은 인근 외딴섬의 이름을 ‘낭도’(낭자섬)로 짓게 했다. 여기에도 용의 흔적이 고스란한 용바위가 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용의 이야기는 다른 마을의 영물로서 교훈이 아니다. 서로 갈등하며 살아가는 세상에 던지는 또 다른 경고와도 같다.

의형제를 맺은 세 신하가 외딴 섬으로 유배된 것은 오래 전. 두 신하에겐 각기 아들이, 나머지 한 명에겐 딸이 있었다. 두 아들은 과거를 보러 떠났지만 한 명은 마을로 되돌아와 딸을 범하려 했다. 나머지 아들도 돌아왔고 이들은 엉켜 싸우다 죽었다. 염라대왕은 이들을 황소와 용으로 만드는 벌을 주었다. 하지만 싸움은 게속됐다. 용은 황소의 머리를 내쳤고, 염라대왕은 분노해 여의주로 용의 목숨을 끊었다. 사람들은 여자의 넋을 달래기 위해 이들이 살던 섬을 낭도라 불렀다.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