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미정이거나 불참이거나…대종상, 안 봐도 비디오

입력 2016-12-20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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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배우가 대종상 후보라고요? 아 진짜요?”

기자의 전화를 받은 한 소속사 관계자는 위와 같이 말했다.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이 관계자는 확인 후 “일정을 조율 중이다. 현재로서는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통화를 마치고 주요 수상 후보 배우 리스트를 정리한 노트를 보니 마치 ‘복붙(복사하고 붙여넣기)’한 것처럼 ‘OOO 미정’이 줄지어 있었다.

제53회 대종상영화제 개최를 불과 1주일 앞둔 오늘(20일) 각 소속사 확인 결과 남녀주연상과 남녀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 대부분이 불참하거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남우주연상 후보 곽도원과 최민식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와 이병헌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관계자 그리고 하정우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참석 미정’이라고 밝혔다. 송강호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미 잡힌 일정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불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 후보 배두나 윤여정 이태란 손예진 심은경 강예원 가운데 이태란 손예진 강예원 측은 “참석 미정”이다. 심은경 측은 “선 일정이 있어서 어제(19일) 저녁 대종상에 불참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남우조연상 후보 황정민 오달수 이경영 윤제문 엄태구 모두 불참 혹은 미정이다. 특히 황정민은 지난해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돼 배우 본인의 의사과 관계없이 올해 홍보대사로 임명됐지만 “이미 잡힌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불참에도 불구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지현도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촬영 스케줄로 바빠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여우조연상 천우희 이엘 손숙 라미란 한지민의 참석 여부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불참 혹은 미정이 유행(?)처럼 퍼진 책임은 전적으로 대종상에 있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대종상은 각 소속사에 지난주 일정 협의를 요청했다. 심지어 어제 연락을 받은 소속사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는 시상식이 친한 동네 친구들과 번개로 만나듯 소속사에 통보한 모양새라니.

이대로 가다가는 악몽 같았던 지난해 시상식을 다시 재현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난해 제52회 대종상 영화제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시상식에 출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가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 전원과 인기상 수상자 전원이 각종 스케줄 문제로 불참한 바 있다. 당시 대종상은 주요 배우상뿐 아니라 신인감독상 미술상 의상상 촬영상 시나리오상 나눔화합상 등 과반수 대리 수상으로 끝을 맺었다.

제53회 대종상 영화제까지 이제 겨우 1주일 남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종상 영화제는 올해도 오명을 남길 것인가 아니면 대반전의 드라마를 쓸 것인가. 전개가 뒤죽박죽이든 27일에는 엔딩이 나올 것이다.

제53회 대종상 영화제는 12월 27일 화요일 오후6시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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