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넌 항상 그런 식이야!” ‘슈돌’-‘미우새’의 평행이론

[DA:이슈] “넌 항상 그런 식이야!” ‘슈돌’-‘미우새’의 평행이론

SBS ‘다시쓰는 육아일기! 미운 우리 새끼’ (이하 ‘미우새’)가 다시 한 번 멤버 교체 카드를 꺼내며 시청률 반등을 노린다.

3일 ‘미우새’ 측은 허지웅 작가의 하차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하는 허지웅 작가와 상의 끝에 하차를 결정했다”면서 “그의 이번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하며 보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허지웅 작가의 빈자리를 메꿀 인물로 가수 겸 방송인 이상민이 합류한다고 덧붙였다. 채무의 아이콘에서 재기의 아이콘으로 거듭나 호감형 연예인이 된 이상민의 일상을 공개해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우새’는 한때 금요일 심야 예능임에도 15%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때와 달리 나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2%P씩 빠진 시청률은 3월에 이르러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지난해 시청률 상승세로 인해 ‘미우새’ MC인 신동엽에게 연예대상을 안겼던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처참할 따름이다.

이에 ‘미우새’는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김건모, 박수홍 대신 ‘다양한 활동을 원하는’ 허지웅의 결정을 존중해 멤버 교체 카드를 꺼냈다. ‘호감형’으로 거듭난 ‘이상민 효과’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이같은 ‘미우새’의 모습은 한때 육아 예능 최강자로 군림하던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하 ‘슈돌’)과 유독 겹쳐 보인다.

‘슈돌’은 초창기 8%로 시작해 추성훈의 딸 사랑이와 송일국의 삼둥이 등 출연 아이들이 인기를 얻자 무려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곧 MBC ‘일밤-복면가왕’ 등이 등장하며 시청률이 빠지자 더 잦은 멤버 교체, 공동 육아, 추성훈-사랑 모녀 일시 복귀 등 온갖 방법을 동원 했다. 그 결과 현재 ‘슈돌’은 9~11%대 시청률을 오가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미우새’ 역시 ‘슈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우 한혜진을 기다린다는 명목 아래 매주 스페셜 MC라는 타이틀로 매주 다른 인물들을 불러 어머니들과 만나게 하고 이번에는 멤버 교체까지 시도했다. 새 얼굴로 일시적으로 시청자들을 붙잡을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예능국 PD는 이에 대해 “멤버 교체가 절대 나쁜 방법은 아니다. 인기가 없던 예능 프로그램도 멤버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살아나 장수 프로그램으로 정착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우새’의 시청률 하락을 멤버 교체로 해결하려는 생각은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미우새’는 그동안 김건모의 엉뚱한 면, 박수홍의 일탈 등 일관된 요소로 에피소드를 꾸며왔다. 매번 다른 에피소드지만 부각되는 요소는 늘 똑같다. 이런 부분이 시청자들이 ‘미우새’를 보고 초반에 느꼈던 신선함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어쩌면 이대로 가다간 ‘미우새’도 지금보다 더 엉뚱하고 특이하고 자극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연예인들 찾기에만 골몰하는 건 아닐까. 마치 더 귀엽고, 깜찍한 신생아들로만 채운 ‘슈돌’처럼 말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사진｜SBS,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