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유명인 영입효과 ‘엄지 척!’

전문 방송인 및 개그맨 출신 쇼호스트 등 ‘유명 방송인’을 잡기 위한 TV홈쇼핑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들의 인지도를 통해 고객 시선을 고정시킨다는 목적과 함께, 예능 요소를 가미한 이색 콘텐츠를 제공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CJ오쇼핑 ‘강주은의 굿라이프’ 포스터(위)와 롯데홈쇼핑과 박수홍이 협업 출시한 이색 간편식 ‘대새롤’. 사진제공 l CJ오쇼핑·롯데홈쇼핑

■ 박미선의 ‘쇼핑의 선수’, 강주은의 ‘굿라이프’, 박수홍의 ‘대새롤’…

친숙한 이미지로 홈쇼핑 고객 시선몰이
트렌드세터 역할에 매출신장 효과 톡톡
예능요소 가미한 콘텐츠로 볼거리 제공

TV홈쇼핑 트렌드로 ‘유명 방송인’이 뜨고 있다. 박미선·강주은 등 전문 방송인 및 연예인 가족을 섭외하는가 하면 협업 제품 출시, 개그맨 출신 쇼호스트 영입 등 방식도 다채롭다.

● 유명 방송인 영입으로 ‘채널 고정’

우선 전문 방송인 영입이 눈에 띈다. 현대홈쇼핑이 대표적으로, 최근 방송인 박미선과 함께 라이프 전문 프로그램인 ‘쇼핑의 선수’를 선보였다. 25년 주부 경력의 박미선을 진행자로 일찍이 낙점하고 프로그램 준비에 6개월 간 공을 들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쇼핑 고수들의 실전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기본 콘셉트 아래 상품 정보 제공은 물론 더 나아가 예능 방송을 연상시키는 듯한 자막 그래픽 활용 및 다양한 화면 구성을 통해 방송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구한승 현대홈쇼핑 방송사업부장은 “박미선씨의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고객의 시선을 채널에 고정시키고 재밌는 방송을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CJ오쇼핑이 배우 최민수의 부인 강주은과 함께 리빙 전문 프로그램 ‘강주은의 굿라이프’를 방송하는 것도 같은 맥락. 매주 토요일 오전 ‘삶을 즐기는 쇼핑의 안목’이라는 콘셉트로 최신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관련 상품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은경 CJ오쇼핑 PD는 “평소 홈쇼핑 방송에서 만나기 어려운 강주은씨의 새로움에 매료돼 섭외하게 됐다”며 “강주은씨 또래인 4050세대와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유명 방송인 영입은 이들의 인지도를 통해 고객 시선을 고정시킨다는 목적이 있다. 유명인 특유의 개성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소비자와의 적극 소통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전달해주는 ‘트렌드세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으로, 이는 곧 매출 신장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올해 TV홈쇼핑 간판 쇼호스트들이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오면서 몸값이 뛰자 쇼호스트 못지않은 발군의 진행 능력을 갖춘 방송인에게 눈을 돌렸다는 의견도 있다.

스타와 협업 제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롯데홈쇼핑이 대표적으로, 최근 ‘제2전성기’를 맞은 개그맨 박수홍과 함께 삼겹살과 새우를 접목한 이색 간편식 ‘대새롤’을 내놨다. 최근 론칭 방송에 박수홍이 직접 출연했는데, 한식 조리사 자격증 소지는 물론 다년간의 요리 프로그램 진행 경력 등 프로급 실력을 갖춘 만큼 화제가 됐다. 총 60분 간 ‘대새롤’의 기획 배경부터 그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소개했는데, 그 결과 주문수량 3300세트·총 주문금액 1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개그맨 출신 쇼호스트가 뜬다

전직 개그맨들이 정식 쇼호스트로 채용된 케이스도 있다.

롯데홈쇼핑이 KBS·S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복현규를 쇼호스트로 영입한 게 대표적. 단순 영입이 아닌, 임원·실무팀장 면접 과정은 물론 경쟁 오디션 및 영상 판독 심사 등 3개월에 걸쳐 선발했다. 그간 개그맨이 홈쇼핑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경우는 많았지만, 주 진행자인 쇼호스트로 바로 영입된 사례는 드문 케이스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복현규는 TV홈쇼핑에서 판매 예정인 신상품들을 미리 체험하고 특장점들을 소개하는 SNS 라이브방송 ‘복군의 신상털기’에 출연 중이다. 롯데홈쇼핑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매주 목요일 1인 방송 형식으로 진행된다. CJ오쇼핑에서 활약 중인 KBS 공채 개그맨 출신 유인석도 같은 케이스로, 지난달부터 CJ몰 모바일 전용 생방송 ‘겟꿀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개그맨을 쇼호스트로 영입하는 것은 TV홈쇼핑이 재밌는 볼거리로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예능 요소를 가미한 이색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업계 관계지는 “개그맨 출신은 기존 쇼호스트에게 없는 장점이 있다”며 “유머러스한 분위기와 순발력 있는 진행,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기력,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엄지 척’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