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여름 패션 트렌드로 ‘반전’이 뜨고 있다. 2017년 핫 트렌드로 떠오른 욜로 라이프와 포미족의 가치소비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롱 원피스를 둘러보는 고객들. 사진제공 l 롯데백화점

2017 여름 패션 트렌드로 ‘반전’이 뜨고 있다. 2017년 핫 트렌드로 떠오른 욜로 라이프와 포미족의 가치소비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롱 원피스를 둘러보는 고객들. 사진제공 l 롯데백화점


편안하고 시원한 착용감·체형 보완 가능
2017 핫 트렌드 ‘욜로 라이프’ 영향 커
가치소비 ‘포미족’ 증가, 고급 수제화 인기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2017 여름 패션 트렌드로 ‘반전’이 뜨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더울수록 긴 옷이 잘 팔리고, 남성들은 불황 속 고급 수제화를 통해 작은 사치를 누리고 있다. 예전에 여성들의 짧은 패션과 남성들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가 성행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아이러니의 연속이라는 평가다.


● 더울수록 길어지는 여성패션

여성들은 더울수록 긴 옷을 선택했다.

1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6월 한달 간 입점해 있는 32개 여성 패션 브랜드 중 ‘롱 원피스’·‘롱 스커트’·‘로브가디건’·‘와이드팬츠’ 등 기장이 긴 의류 상품 매출이 전년대비 83% 신장했고, 이달 들어 125%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근 한달(6월10일∼7월9일) 간 여성 스커트 판매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여성용 스커트가 길수록 더 잘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플라워 패턴이나 하늘거리는 쉬폰 소재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는 롱원피스는 4배(345%) 이상, 플레어부터 H라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롱스커트는 2배(159%)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간 길이의 미디스커트(90%) 및 미니스커트(37%) 판매량을 훨씬 웃도는 게 눈에 띈다.

더울수록 기장 긴 옷이 인기 있는 이유는 여름 날씨에 적합한 몇 가지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장이 길기에 햇볕으로부터 신체 대부분을 보호할 수 있는 데다, ‘폴리에스터’·‘레이온’·‘쉬폰’·‘린넨’ 등 얇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만든 옷이 늘어 착용감이 편안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롯데백화점 측 설명이다. 여기에 2017년 핫 트렌드로 떠오른 ‘욜로(YOLO)’ 라이프가 패션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편안함으로 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유미 롯데백화점 여성패션 바이어는 “매년 여름 시즌에는 길이가 짧은 의상이 인기였지만 무더위가 심화되면서 시원하면서도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긴 옷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특히 기장이 긴 패션 상품은 평상시에도 편하게 입을 수 있고, 휴가지에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고 했다.


● 작은 사치, 남성 고급 수제화 인기

장기 불황 속 남성 고급 수제화의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도 관심을 끈다.

12일 금강제화에 따르면 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3만 9000켤레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7월 실시하는 ‘헤리티지 세븐데이’ 행사 기간 판매량까지 합치면 판매율이 더 높아질 전망.

이처럼 고급 수제화의 판매 증가는 획일화된 구두 트렌드와 디자인에 피로도를 느낀 20∼30대 젊은 남성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타인의 주목도가 높은 고급 수제화를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 지향적 소비자인 남성 ‘포미(For me)족’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금강제화 측은 “스스로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작은 사치 트렌드에 맞춰 수제화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구매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이 큰 상품에는 아낌없이 돈을 지출하는 반면 큰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종류의 물건은 가성비 위주로 구매하는 ‘가치 소비’ 문화가 확산된 것도 고급 수제화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원인”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