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뱃고동’ 공백에 ‘추자현♥우효광’ 카드 꺼낸 얄미운 SBS

SBS가 ‘주먹 쥐고 뱃고동’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추자현·우효광 부부 카드를 빼들었다. 고작 한 주를 채우는 대타로는 이만한 적격이 없지만 관찰에 사활을 건 듯한 이들의 태도가 쓴 웃음을 짓게 한다.

10일 오전 SBS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주먹쥐고 뱃고동’ 종영 이후 오는 19일에 ‘동상이몽2’ 추자현·우효광 부부의 방송분을 재편집한 내용과 미방영 분 내용을 담은 ‘추자현·우효광 스페셜’이 방송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오는 26일부터 방송될 추성훈 가족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방송을 앞두고 ‘뱃고동’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추자현·우효광 부부의 이야기는 이미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을 통해 충분히 방송되고 있다. 미방영분이 포함될 것이라고 하지만 굳이 주말 저녁 시간대에 스페셜로 방송되어야 하는 확실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특히 이제 곧 종영하는 ‘주먹 쥐고 뱃고동’ 역시 그동안 방송으로 내보내지 못했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굳이 추성훈 가족의 리얼리티 편성 전 스페셜 방송을 해야 한다면 그동안 이 시간대를 지켜온 ‘뱃고동’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맞다. 이에 추자현·우효광 스페셜이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이 부부의 이야기는 앞서 언급한 대로 ‘너는 내 운명’을 통해 차고 넘치게 다루고 있다. 김수용 부부의 이야기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날 만큼 압도적인 분량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이야기에 미방영분을 더해 만든 스페셜 편을 편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당연히 다음에 방송될 프로그램을 위한 포석이다. 추자현·우효광으로 동시간대 경쟁작들의 시청자들을 조금이라도 끌어와 추성훈 가족의 리얼리티에 도움을 주겠다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다. 또한 이 스페셜 방송의 여파로 ‘너는 내 운명’도 다시 한 번 조명을 받게 된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전략이다.

하지만 SBS는 이미 ‘미운 우리 새끼’, ‘싱글 와이프’, ‘자기야-백년손님’ 등 다양한 관찰 예능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어머니가 아들을 지켜보고, 남편이 아내가 여행을 가는 모습을 보고, 부부의 일상을 공개하는 등 조금씩 설정만 바꾼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현혹시킨다.

이런 가운데 추자현·우효광 부부의 미방영분을 스페셜로 묶는 모습은 솔직히 얄미운 전교 1등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시청률이 아무리 저조했어도 ‘뱃고동’도 그들 나름대로의 할 말이 있었을 것이다. ‘뱃고동’은 이렇게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예의도 차리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걸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