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인우의 소속사가 정해졌다. 많은 작품을 하면서 매니저도 없이 홀로 모든 스케줄을 관리했던 그에게, 적(籍)이 생긴 것. 오랜 시간동안 소속사 없이 활동했던 그가 전속계약을 했다는 소식에 그 이유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매니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주변에서 그냥 운전 정도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영화 촬영을 하면서 문제가 꼬인 적이 있었고, 그때 처음으로 매니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제가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고 필요 없는 생각은 안 할 수 있으니까요. 그저 운전만이 아니라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배우는 그 때문에 소속사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 셈이죠.”
아직 오랜 시간이 지난 건 아니지만 소속사가 있고 없고의 차이를 느끼고 있을까. HB엔터테인먼트에 첫 둥지를 튼 그에게 변화에 대해 물었다.
“완전히 달라요.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현장에 많이 안 나갔지만요. ‘군함도’ 시사회 때도 제가 번거로운 일이 꼬였는데, 그것도 다 해결해줬어요. 조언도 해주고, 옷부터 멘트까지 의견도 내주니까요. 사실 전 소속사의 상품이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준다고 느끼고 있어요.”
일본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도 배우로 활동했던 그였기에 한국과 일본의 제작 시스템 차이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 그가 한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느낀 그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일본은 시간을 정확히 따지고 촬영을 해요. 반면에 한국은 그렇지 않았고요. 다 같이 똑같은 작품을 만드니까 같이 밥을 먹고, 좋은 그림이 나올 때까지 ‘함께’ 영화를 만드는 분위기죠.”
그에게 첫 주연이라는 선물을 한 인물은 이준익 감독이었다. ‘동주’에서 ‘박열’까지 두 작품을 연이어 하게 된 두 사람의 인연도 보통이라 볼 수는 없었다. 특히 그가 ‘군함도’에 출연하게 된 계기도 이준익 감독의 추천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처음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이준익 감독님’이라고 해서 장난전화인줄 알았어요. 만나고 싶다고, 집 근처로 오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설마 했는데 일단 가보자고 해서 갔죠. 근데 정말 이준익 감독님이신 거예요. 보통 그런 경우엔 제작부나 PD님이 전화를 하시니까요. 감독님이 ‘깡철이’를 보고 절 섭외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동주’ 대본을 읽어달라고 하셔서 읽었고, 바로 같이 하고 싶다고 하셔서 하게 됐어요. 정말 많이 챙겨주셨죠. 저에겐 ‘친형’ 같아요(웃음). 그 분이 안 계셨더라면 과연 지금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생각할 정도니까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