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제7경주에서 우승하며 데뷔 3개월만에 4승째를 거둔 김효정 선수가 ‘푸르매’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데뷔 3개월 만에 벌써 4번째 우승
17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제7경주, 신인 김효정 기수가 4코너부터 멋진 추입을 보여주며 ‘푸른매’와 함께 우승을 거머쥐었다. 6월2일 데뷔해 불과 3개월 만에 4번째 우승을 기록한 것이다. 함께 데뷔한 남자 동기인 김덕현, 이동진 기수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전적으로 새로운 여성기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75년 이옥례 기수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기수로 나선 이후 이신영, 김혜선 기수 등이 계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경마계에서 여성은 극소수다. 현재 활동 중인 더러브렛 기수는 서울과 부경을 합쳐 96명인데 이 중 여성기수는 단 5명, 김효정 기수의 경우는 2012년 안효리 기수가 데뷔한 이래 5년만의 등장한 렛츠런파크 서울의 여성 신인기수다.
김효정 기수는 운동선수 같지 않은 하얀 피부와 청초한 외모가 눈에 띈다. 초등학교 때부터 테니스선수로 활동해 외모의 느낌과는 다른 오랜 운동선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은 체구 때문에 신체적 조건의 한계를 느끼고 다른 종목을 알아보던 중 아버지의 권유로 경마기수가 되기 위해 경마축산고에 들어갔다.
경마축산고와 기수교육생시절, 그리고 기수로 데뷔한 지금까지도 항상 여자는 소수였다. 함께 경마교육원에 입학한 동기들 중 여자는 단 세 명, 하지만 김효정 기수는 선배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 외롭지 않다고 했다.
“여자기수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소수지만 더 잘해보자’라며 서로 응원을 많이 해요. 이번에 제가 이겼을 때도 여자 선배님들이 가장 기뻐했어요.”
21세인 김효정 기수는 또래들처럼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운동선수로서 좋은 성적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거친 경마계에 뛰어들어 기수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예전에는 여자기수를 무시하는 게 심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덜해진 것 같아요. 선배 여자기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주셔서 일거에요. 저도 그렇게 여성기수에 대한 인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수가 되고 싶어요.”
김효정 기수가 그녀의 롤모델 김혜선 기수처럼 여성기수로서 활약이 기대된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