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 웃음기 뺀 캐릭터…‘병맛’ 송승헌과 묘한 조화

연기자 고아라가 드라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고아라는 현재 방송중인 케이블채널 OCN 토일드라마 ‘블랙’에서 유일하게 웃음기 뺀 캐릭터를 맡아 ‘B급 유머코드’의 송승헌과 적절한 어울림을 보여주고 있다.

송승헌이 가지고 있지 않는 부분을 고아라가 채워주는 형태로 극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특히 고아라의 역할로 자칫 코믹함만 도드라지게 보일 수 있는 드라마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블랙’은 저승사자와 죽음을 볼 수 있는 인간의 이야기를 그리며 미스터리, 서스펜스, 판타지, 멜로 등을 모두 아우르는 폭 넓은 장르를 표방한다.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웃음을 표현하면서 묵직한 감정도 만들어야 해 하나의 장르로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게 드라마가 유지해야하는 밸런스를 고아라도 동시에 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고아라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는 자세로 캐릭터에 임하고 있다.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는 성격이 밝고 기운이 넘치는 등 거침없었다. ‘화랑’ ‘너희들은 포위됐다’ ‘응답하라 1994’ 등에서처럼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을 주로 보여줬다. 하지만 ‘블랙’에서는 대본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의 코믹한 요소가 두드러지긴 하지만 웃음에만 초점을 맞추면 기획과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무겁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 않게 강약을 조절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