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임호균 감독이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프로지도자로서 탄탄대로에 올라 있었지만 임 감독의 야구열정은 보다 넓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늦은 나이에 돌연 미국행을 결심, 플로리다 주에 있는 세인트토머스 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선진야구시스템을 한국에도 뿌리 내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임 감독은 ‘엘리트 체육인만을 위한 스포츠’라는 야구의 선입견을 깨고 싶어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전국야구연합회 이사, 국민생활체육회 홍보대사 등을 맡아 야구저변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양팔을 걷어붙였다.
임 감독은 “야구는 올해도 80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며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생활체육으로는 아직 한계가 있다. 받은 만큼 돌려 드려야 한다. 이것이 내가 야구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종의 사회 환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는 성남시를 연고로 하는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독립야구단 ‘블루팬더스’의 공개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임 감독은 스피드건을 직접 들고 나와 선수들을 세밀하게 평가했다. 그는 “독립야구단은 누구나 야구에 도전 혹은 재도전할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하는 곳이다. 아직은 열악하지만 KBO, 선수협, 지자체의 긴밀한 협조가 이뤄진다면 좋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임 감독은 “야구를 생업으로 선택했을 때 지금 보다 폭넓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학점은행제, 지도자 자격증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여기서 좋은 지도자가 나온다면 야구의 생활체육화와 저변 확대는 더욱 더 빨라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남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