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6개!” AG출격 태권전사들이 말하는 ‘종주국의 자부심’

입력 2018-08-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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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한국태권도대표팀 선수들이 8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진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대한민국은 태권도 종주국이다. 한마디로 태권도는 한국의 자존심이다.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들의 자부심도 엄청나다. 그만큼 국제무대에서 한국은 경계대상 1호로 집중 견제가 뒤따른다.

종합국제대회에 나서는 태권도 대표선수들이 늘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과 싸우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태권도대표팀에게도 해당하는 얘기다. 8일 진천선수촌 필승관에서 진행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만난 대표팀 김종기 감독과 선수들도 ‘종주국의 무게감’을 언급했다.


● 금메달 6개는 최소한의 목표

이번 아시안게임 겨루기 종목에는 남자 58(김태훈)·63(조강민)·68(이대훈)·80(이화준)·80㎏초과급(이승환), 여자 49(강보라)·53(하민아)·57(이아름)·67(김잔디)·67㎏초과급(이다빈) 등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당시 12개였던 체급이 10개로 줄었지만, 목표로 잡은 금메달 수는 6체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4년 전과 같다. 이에 김 감독은 “품새 종목이 추가되면서 겨루기 체급이 10개로 줄어들었다”면서도 “선수들의 기량만 보면 모두 금메달감이라고 생각한다. 목표치에서 욕심을 더 내면 7개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 선수와 코치들이 정말 열심히 했는데, 하늘이 답을 주지 않겠냐”고 밝혔다.


● 간판스타들의 당찬 출사표

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스타는 남자 68㎏급의 이대훈(26·대전시체육회)이다. 명실상부 한국태권도의 간판스타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18세의 나이로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연패 달성을 노린다. 아흐마드 아부가우쉬(요르단)와 황위런(대만) 등 경쟁자들이 즐비한 와중에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빠른 적응력을 앞세워 흐름의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공격적인 태권도를 추구하는 지금의 경기 규정도 이대훈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다. 그는 “규정이 바뀌고 회전 공격에 추가점수를 부여하다 보니 체력은 물론 힘의 중요성도 커졌다”며 “꾸준히 체력을 관리하다 보면 실전에서 유리한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아시안게임 3연패는 흔히 찾아오지 않을 기회다. 그 소중한 기회를 반드시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 49㎏에 출전하는 여고생 강보라(18·성주여고)는 한국 태권도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으로 손꼽힌다. 택견 지도자인 아버지 강호동씨의 영향을 받아 6살때 처음 도복을 입었고, 지금도 택견과 태권도를 접목한 공격적인 발차기를 선보인다. 강보라는 “목표를 하나씩 이뤄나가는 게 정말 기쁘다. 그 힘으로 계속 태권도를 하고 있다. 상대 선수에 바짝 붙어서 발차기를 하는 게 내 장점인데, 이제는 더 다양한 각도에서 타이밍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 태권도 종주국? 부담 아닌 자부심!

이대훈과 강보라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은 자부심인가 부담감인가?” 태권도 종목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던 과거 선수들이 극심한 부담감을 호소했던 것을 고려한 질문이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자부심”을 외쳤다. 둘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강보라는 눈을 반짝이며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은 내게 자부심”이라며 “내가 어린 시절부터 태권도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운동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태권도가 우리나라 종목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대훈은 “종주국이니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정말 잘해서 그 기대에 부응하면 당연히 좋을 것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 부상 없이 준비하는 과정을 봐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분들께는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물론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자부심을 느낄 때가 많다. 특히 태권도를 하는 외국 선수들을 볼 때마다 종주국의 대표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외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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