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남긴 한국배구 결산, 태국 여자배구 보고 배워라

입력 2018-09-04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사진제공|아시아배구연맹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한국 남자대표팀은 결승에서 이란에 0-3으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고, 여자대표팀은 동메달결정전에서 숙적 일본을 3-1로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메달 획득에는 성공했지만, 이번 AG를 통해 확실한 국내 거포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이 또한번 확인됐다. V리그의 외국인선수 제도가 오히려 국내 선수들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대학 시절 차세대 거포로 평가받던 선수가 프로 입단 후 외국인선수의 효과적인 공격을 위해 리시브 점유율을 늘리는 것도 ‘일반화’가 됐다.

여자대표팀도 ‘배구 여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의 뒤를 이을 공격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V리그에선 통할지 몰라도 국제무대에선 아직 확실한 대체자가 없다는 평가다. 대형 공격수의 경우 아예 공격에만 전념하게 하며 파워를 늘리는 게 효과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레프트와 라이트 포지션의 공격 방향이 다른 만큼, 잦은 자리 이동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더딘 세대교체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원로 배구인은 3일 여자대표팀을 예로 들며 “김사니(SBS스포츠 해설위원) 이후 국가대표 세터는 대가 끊긴 것이나 다름없다. 이효희(38·도로공사)도 은퇴를 선언했던 선수다. 요즘 유소년 배구에도 세터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태국 여자 배구대표팀. 사진제공|아시아배구연맹


태국 여자배구의 사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눗사라와 플룸짓, 윌라반 등 기존의 30대 베테랑에 차추온 등 젊은 선수들이 신구조화를 이뤄 이번 대회 은메달을 따낸 팀이다.

4강전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꾸준한 투자로 세계를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정말 많이 훈련했고, 배구 발전을 위해 정말 많은 투자를 했다”는 태국 주장 플룸짓의 한마디에 많은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김연경도 “체계적인 시스템에서 우리는 태국을 따라가지 못한다. 태국은 4년 전부터 준비해 어린 선수들과 조화를 이뤘다. 우리는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30살이 넘었다. 언젠가는 우리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