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유해진X윤계상의 ‘말(馬)모이’아니죠, ‘말(語)모이’ 맞습니다(종합)

입력 2018-12-03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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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유해진X윤계상의 ‘말(馬)모이’아니죠, ‘말(語)모이’ 맞습니다(종합)

영화의 제목을 보면 마치 말의 모이(닭이나 날짐승의 먹이)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과거 우리나라의 아픈 이야기를 스크린에 꺼내놓는 영화다. 여기에 ‘범죄도시’로 배우로서 확고히 자리 잡은 윤계상과 최근 스크린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배우 유해진이 뭉쳐서 재미와 감동 두 가지를 모두 관객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말모이’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주연배우 윤계상, 유해진,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그리고 연출을 맡은 엄유나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유해진은 “참 순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까막눈을 통해서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싶었다. 그 점에 끌렸다. 순한 맛이 있다”고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범죄도시’ 이후로 다시 스크린에 돌아온 윤계상은 “이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런 좋은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으면 했다. 사명감이 생기더라. 이런 이야기는 보통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이야기인데, 영화로 쉽게 보이는 게 좋은 기회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한심한 가장이기도 하고, 무식한 사람이다. 근데 이 사람이 사명감을 가지고 학회에 들어가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변화가 있다. 까막눈이 그 글을 깨우쳐가는 변화와 한글을 알아가는 변화도 있다. 또 가장으로서의 성장까지 변화가 있다. 전, 후반의 변화 차이에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계상 역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자기 의지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이다. 판수를 만나면서 인간적인 면의 영향을 받아서 유해지고 부드러운 부분이 생겨간다. 그런 캐릭터다”라며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의 부분을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더라. 영화적 모습보다는 진짜였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 그걸 품고 있으니까 그때 그 시절에 우리나라를 위해 애쓰신 분들의 마음이 이해됐다. 그래서 촬영 내내 마음앓이를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민진웅은 영화 ‘말모이’에 대해 “우리의 아픈 시절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영화 속에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다. 그 가족들이 서로 더 사랑하지 못하고, 그것에 대해 사과할줄 아는 용기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엄유나 감독은 말(語)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에 대해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면, 소수의 독립군이나 위대한 영웅의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다. 전국에서 말을 모아서 보내줬던 이름 없는 사람들이 사전을 만들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윤계상은 “배우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느낌이 이 직업을 연기하는 이유인 것 같다. 진짜 그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거다. 진짜로 다가가면서 캐릭터가 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 윤계상도 같이 성장해갔다. ‘말모이’를 찍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결과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찍고 나서의 느낌은 ‘앞으로 연기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현은 촬영 중 실제로 눈물이 났던 당시를 회상하며 “일본군에게 그동안 모았던 것들을 뺏기는 장면에서 갑자기 너무 억울하고 분통했다. 쉬는 시간에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그때 그 장면을 찍는데 너무 억울하고 멈춰지지 않았다.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 한 장이 소중해서 그 한 장도 빼앗기기 싫어서 작업했던 기억이 남아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해진과 윤계상은 ‘소수의견’ 이후 재회했다. 이에 대해 유해진은 “‘소수의견’ 때 긴 호흡을 해서 그런지, 진짜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가 없었다. 늘 있던 사람 같다. 편하게 호흡을 한 것 같다”고 말했고, 이어 윤계상은 “평가를 하는 건 아니고, 형님을 배우로서 존경한다. ‘소수의견’ 때의 유해진 형님의 위트감이나 진정성 있는 모습이 있었다. ‘말모이’를 찍으면서는 하나하나 디테일을 잡는 모습을 보고 그때보다 100배 정도였다. 감동적이었다”고 말해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한편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오는 2019년 1월9일 개봉.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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