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외국인타자를 방치하면 곤란한 이유

입력 2019-07-04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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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조셉.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는 외국인타자를 교체할까.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 곤란한 것이 LG의 현실이다. 류중일 LG 감독 역시 “내가 어떻게 (교체 여부를) 얘기하나”라며 한 발을 뺀다. 속마음은 능히 짐작된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라는 말처럼 화룡점정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험부담이 도사린 카드다. 그러나 1루수 토미 조셉의 활약상을 꼼꼼히 되짚어보고, 과거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떠올린다면 현상유지 또는 교체의 갈림길에서 LG가 택할 수 있는 방향은 비교적 뚜렷해진다. 단, 외국인선수 교체시한은 7월 말로 시간이 별로 없다. 또 올해부터 새로 적용되고 있는 신규 외국인선수의 몸값 상한 규정도 걸림돌이다.

● 조셉은 얼마나 생산적일까?

조셉은 올 시즌 55경기에서 타율 0.274, 9홈런, 36타점을 기록 중이다. 허리디스크 때문에 2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등록기간이 73일에 불과한 사정을 고려하면 준수한 편으로 볼 수도 있다. 4월 16일부터 5월 9일까지 1차, 6월 28일부터 지금까지 2차로 전열을 이탈해있다. 팀 내에서 여전히 홈런 1위, 타점 공동 2위다.

조셉의 활약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스포츠통계분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측정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에서 조셉은 3일 현재 1.66으로 타자들 중 팀 내 6위다. 3.20으로 1위인 김현수의 절반 수준이다. 부상으로 조셉의 결장일이 늘고 있어 당연한 귀결이지만, 결국 뛰지 못하는 선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이 재확인된다.

조셉의 기여도를 짐작할 수 있는 간접지표도 있다. 조셉이 73일간 1군에 머무는 동안 LG는 32승1무27패(승률 0.543)를 거뒀다. 반면 조셉이 치료와 재활을 반복하는 동안에는 15승8패(승률 0.652)다. 물론 정반대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전제는 어디까지나 ‘건강한 조셉’이다. 돌아온 조셉이 교체시한을 넘겨 또 드러눕는 시나리오가 LG에는 최악이다.

● 2018년 KS 두산의 교훈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선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가 2위 SK 와이번스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SK를 무려 14.5게임차로 따돌렸던 두산의 KS 우승을 그 누구도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더욱이 SK는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5차전까지 혈전을 치르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KS에 올라왔다.

두산의 패인을 한 가지 측면에서만 분석할 순 없다. 다만 믿었던 중심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은 몹시 뼈아팠다. 홈런왕 김재환은 옆구리 부상 때문에 3차전부터 빠졌다. 박건우는 타점 없이 타율 4푼2리(24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3년 연속 20홈런을 넘겼던 오재일도 KS 6경기에선 홈런과 타점 없이 타율 1할2푼5리(16타수 2안타)에 그쳤다.

‘외국인타자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이 뒤따랐다. 시즌 내내 외국인타자의 도움을 얻지 못했던 두산이지만, 중심타선이 무너진 KS에선 다시 한번 그 자리가 아쉬워졌다. 올 시즌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생각하면 지난해 KS에서 두산이 겪은 외국인 거포의 공백은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LG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다면, 또 조셉의 건강에 확신이 없다면 과감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선두 SK는 멀쩡한 외국인투수도 선제적으로 교체했다. 조셉의 건강이 계속해서 화제가 되면 곤란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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