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쑨양 논란, 세계선수권의 또 다른 볼거리

입력 2019-07-2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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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 사진제공|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라이트가 시작됐다. 대회 3주차를 맞은 21일부터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는 경영 레이스가 펼쳐졌다.

다양한 화제와 스포트라이트를 몰고 다니는 스타들도 총출동했다. 중국수영 간판 쑨양(28)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날 오전(예선)과 오후(결선)로 나뉘어 진행된 남자 자유형 400m에 출격해 세계선수권 4연패에 도전했다.

하계올림픽 다음으로 높은 권위의 세계선수권 단일 종목에서 4연패에 성공한 건 그랜트 해켓(호주·자유형 1500m, 1998·2001·2003·2005년), 아론 페어졸(배영 200m, 2001·2003·2005·2009년), 라이언 록티(이상 미국·개인혼영 200m, 2009·2011·2013·2015년) 3명에 불과해 아시아 황제의 기록 수립에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박태환(31)에 밀려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은메달을 목에 건 쑨양은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2015년 러시아 카잔,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를 싹쓸이했다.

이렇듯 대단한 기록을 써 내려갔음에도 쑨양을 향한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금지약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탓이다. 이미 수차례 쑨양을 비판해온 호주·미국 경영대표팀은 광주에 입성한 후에도 외신을 통해 ‘도핑’을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시작은 2014년이다. 쑨양은 ‘가슴 두근거림’으로 처방받은 약물에 금지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혈관확장제)이 포함돼 3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호주)으로부터 “약물복용자”라는 조롱을 받는 등 쑨양은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데 있다.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테스트를 거부했는데, 이 과정에서 혈액 샘플이 담긴 유리병들을 깨트리는 소동을 벌였다. FINA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못한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재판이 미뤄지면서 쑨양은 광주에 입성할 수 있었다. 다만 추후 CAS가 유죄 판결을 내리면 세계선수권 성적과는 별개로 쑨양의 2020도쿄올림픽 도전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

물론 아시아권을 견제하기 위한 서방의 몽니로 보는 시각도 있다. 쑨양과 그를 끊임없이 저격한 호튼은 리우올림픽,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광주에서 또다시 운명의 승부를 벌였다. 잘나가는 상대를 흔들기 위한 심리전이라는 얘기다. 물론 중국 언론들이 흘리는 일방적인 주장이다. 진실이야 어찌됐든 쑨양 논란이 대회 흥행을 위한 확실한 양념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광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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