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경쟁이 무섭다고? 김학범을 한번 믿어봐

입력 2019-09-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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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 돌입한 축구국가대표팀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한국축구는 아주 중요한 또 다른 대회를 앞두고 있다. 2020도쿄올림픽이다.

한때 올림픽에 대한 국제 축구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마지못해’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위상과 권위가 크게 뛰어올랐다. 세계적인 스타들도 커리어 관리를 위해 올림픽을 월드컵에 견주며 출전을 갈망한다.

우리나라에게 올림픽은 더욱 특별한 대회다. 특히 남자선수들은 ‘병역혜택’이라는 달콤한 보상까지 걸려 있어 그대로 흘려보낼 수 없다. 이같이 특별한 선물을 받은 기억은 동메달을 획득했던 2012년 런던대회가 유일하나 도전의 가치는 충분하다. 더구나 경찰 축구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선수 신분으로 병역의무를 하려면 국군체육부대(상주 상무) 입대가 유일하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에 서려면 ‘자격’을 얻어야 한다. 아시아 대륙은 내년 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될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올림픽 지역예선으로 소화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현 22세 이하)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진출권을 확보한 일본을 제외하고 최종 3위에 올라야 도쿄로 향할 수 있다.

가시밭길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동일 연령대의 아시아 수준이 향상됐다는 점이 불안하다. 26일(한국시간) 방콕에서 열릴 대회 조 추첨에서 한국은 일본·북한·이라크와 2번 포트에 속했다. 1번 포트(태국·우즈베키스탄·베트남·카타르), 3번 포트(중국·호주·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4번 포트(이란·시리아·바레인·아랍에미리트) 중 어느 하나 쉬운 상대가 없다.

또 다른 부담도 있다. 한국축구와 깊은 인연의 지도자들이 ‘한국 사냥’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 각급 국제무대에서 맹위를 떨치는 베트남은 ‘영웅’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은 중국의 올림픽 본선진출에 총력을 기울인다. 조 추첨 결과에 따라 한국은 베트남, 중국과 경쟁할 수 있다.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

김학범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그래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준비도 탄탄하다. 김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답게 AFC U-23 챔피언십 출전국들에 대한 기초 정보를 일찌감치 마련해뒀다. 실제로 김 감독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을 앞두고 U-23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을 때 준비한 방대한 분량의 동일 연령대 아시아 경쟁국 전력보고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는 평가다. 소집훈련과 친선경기 등 상대국 동향은 물론 축구 스타일과 주요 선수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했다.

전력강화도 충실히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부터 A매치 휴식기에 맞춰 U-22 대표팀을 소집해 집중훈련에 나서고 있다. 실전 감각을 높이기 위해 평가전 시리즈도 꾸준히 마련했다. 비록 시리아 선수단의 여권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으나 9월부터 매달 스파링 매치 업을 마련했다. 10월에는 우즈베키스탄을 초청하고, 11월 역시 실전을 계획했다. 그 외에 동계전지훈련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선수단 점검도 잘 이뤄지고 있다. 김 감독은 K리그2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고, 이민성·김은중 코치 등은 K리그1을 비롯한 다양한 무대를 찾아다닌다. 필요하다면 아마추어 무대와 해외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수시로 이뤄지는 코칭스태프 미팅에선 기존에 살핀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미처 살피지 못했던 싱싱한 원석들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김 감독은 누구보다 도전을 즐긴다. 불쾌한 일은 금세 잊고, 고비에서 망설이지 않는다. 즐기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법. 적어도 ‘새가슴’ 벤치로 우리가 무너질 일은 없을 것 같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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