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려오고 싶은데…’ 서울도, 전북도 기성용 영입이 어렵다

입력 2020-0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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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뉴캐슬과 결별한 기성용의 새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정팀 서울과 전북 현대 중 한 팀이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지만,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스터 키(Key)’ 기성용(31)의 국내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런데 추이는 가늠하기 어렵다. 상당히 복잡한 그림이 펼쳐진 형국이다.

K리그 유턴을 가정할 때 기성용의 차기 행선지가 두 곳으로 압축된 것은 사실이다. K리그1 친정팀 FC서울과 챔피언 전북 현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두 팀 모두 기성용의 실력과 시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관심도 숨기지 않는다.

기성용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18년 7월부터 함께 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공식 결별했다. 본래 계약기간은 올해 6월까지였으나 뉴캐슬은 기성용을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한 상태였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도 영국 매체들을 통해 “기성용은 새 팀을 찾아봐도 좋다”는 코멘트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풍성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중동과 중국의 러브 콜도 있었으나 기성용은 현역 커리어 종료까지 염두에 둔 선택을 해야 했다. K리그가 가장 이상적인 무대였고, 흐뭇한 추억을 가득 쌓은 서울과 접촉했다. 서울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활약한 기성용을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완전 이적시키면서 ‘K리그 복귀 시 컴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실제로 양측이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이상 조율을 진행했고, 협의 단계로 근접한 정황도 포착됐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협상은 결렬됐다. 외부의 문제라기보다는 서울 구단 내부의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축구계 소식통은 5일 “재원이 부족한 서울은 핵심 선수 A를 해외로 보내고, 여기서 발생될 이적료를 최대한 활용해 기성용의 영입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모종의 이유로 A가 잔류하게 되며 기성용의 상황도 함께 꼬였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서울도 “‘기성용 복귀’는 항상 염두에 둔 부분”이라고 접촉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시인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 무렵, FA 신분을 취득하게 된 기성용은 행선지를 서울만 한정하지 않았다. 진로의 폭을 넓혔다. 서울을 배제할 때 현실적으로 기성용의 몸값을 부담할 만한 팀은 전북과 울산 현대가 유이했다.

기성용 측은 최근 전북과 접촉했다. 구단이 아닌, 선수 쪽에서 먼저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협상 테이블을 열어보려 했다. 그렇지만 ‘서울 복귀’ 조항을 풀기가 쉽지 않았다.

만약 서울이 아닐 경우, 거액의 보상금(위약금)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전북 역시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선수를 데려오면서 그에 준하는 자금을 들이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여기에 연봉과 옵션도 고려해야 한다. 기성용이 뉴캐슬로부터 수령한 주급은 6만 파운드(약 9300만원·세전)로 알려진다. 악명 높은 영국 세율을 제외해도 2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선수의 통 큰 양보가 있어도 수십억 원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론 서울의 문도 여전히 열려있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데려오고는 싶은데 돈이 풍족하지 않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서울이 들인 이적료는 20억 원이 되지 않는다. 축구는 계속되고 다음 시즌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자금을 한꺼번에 털어버릴 수 없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기성용의 K리그 컴백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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