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냥의 시간’ 넷플렉스行에 잡음…배급사 vs 해외세일즈, 법적 분쟁 가나

입력 2020-03-23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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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을 잠정적으로 연기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넷플렉스행을 결정하자 논란이 일어났다. 투자배급사와 해외세일즈의 다툼이 번지면서 번져 법적 분쟁까지 예고됐다.

3일 ‘사냥의 시간’ 의 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와 넷플리스는 4월 10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사냥의 시간’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알렸다. 배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을 잠정 연기했던 ‘사냥의 시간’은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 WHO의 팬데믹 선언 후 현 상황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했다”라며 “이에 넷플릭스에 제안을 했고 내달 10일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사냥의 시간’은 전 세계 190여 개국에, 29개 언어의 자막으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개봉을 미룬 신작들 중 OTT를 이용해 공개를 한 것은 ‘사냥의 시간’이 첫 번째 사례가 됐다. 그런데 ‘사냥의 시간’의 넷플렉스행이 결정되자 투자배급사와 해외세일즈 사이에서 일어난 잡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게 됐다.

먼저, ‘사냥의 시간’ 해외 세일즈를 전담해왔던 콘텐츠 판다 측은 동아닷컴에 “리틀빅픽쳐스가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에게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리틀빅픽쳐스는 2019년 1월와 계약을 맺었다. 이후 선판매와 더불어 베를린영화제 초청은 모두 콘텐츠 판다의 노력의 결실이다”라며 “계약 취소와 관련해 공문이 오간 것은 맞다. 하지만 계약 해지를 할 만한 귀책사유가 없기 때문에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해외 30여개국에 판매했고 지금도 추진 중인 곳이 있는데 어떠한 합의도 없이 (리틀빅픽쳐스는)넷플릭스에서의 공개를 결정해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판다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공개를 결정한 이상, ‘사냥의 시간’을 사간 해외 배급사들은 영화상영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이에 콘텐츠 판다는 “바이어들이 우리 그룹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사가는 것인데 리틀빅픽쳐스의 결정과 태도는 우리 그룹 이미지를 망치는 일”이라며 “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는 동아닷컴에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기에 요청한 것”이라며 계약해지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사냥의 시간’ 순제작비는 90억원, 홍보 마케팅 비용은 27억원으로, 총 117억원이 투입됐다. 마케팅 비는 이미 소진이 됐다. 권 대표는 “극장 개봉을 하면 홍보 마케팅 비용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라며 “이러다간 회사 존폐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이에 현 상황을 콘텐츠 판다에 알리며 처지를 이해해 달라고 하며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세일즈 금액이 미비하긴 하지만 콘텐츠 판다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판매가 완료된 금액에 대해서 로열티를 돌려주겠다고 하며 협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콘텐츠 판다가 합의를 거부해 일방적으로 해지 통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배급사와 해외세일즈 간에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판다측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 판다는 “리틀빅픽쳐스가 해외 배급사에 메일을 보내 계약해지 요청을 했지만 해외 배급사 역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안다”라며 “해외 영화사들과 계약이 체결됐으니 국제 소송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응을 마련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리틀빅픽쳐스는 사안이 심각해질 경우 법적 대응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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