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측 “10일 넷플릭스 상영 및 모든 행사 보류” [공식입장]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상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받은 영화 ‘사냥의 시간’ 측이 결국 콘텐츠 공개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9일 ‘사냥의 시간’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4월 10일로 예정되어 있던 ‘사냥의 시간’의 콘텐츠 공개 및 관련 모든 행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라며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추후 소식 전해드리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8일 법원은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가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기로 결정, 해외 세일즈를 맡은 ‘콘텐츠판다’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해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 ‘사냥의 시간’을 넷플릭스로 상영하면 안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영화 ‘사냥의 시간’은 ‘파수꾼’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투입돼 만든 작품으로 올해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영화 중 하나로 꼽혔다.

‘사냥의 시간’은 2월 20일 개막한 베를린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도 초청되며 해외 관계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2월 26일 개막만 기다리고 있던 ‘사냥의 시간’은 급작스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무기한 연기를 한 상태였다.

그런데 3월 23일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4월 10일 ‘사냥의 시간’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리틀빅픽쳐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전 세계 190개 국에 동시에 공개하리고 결정됐다”라며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효과적인 방법은 넷플릭스였다”라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리틀빅픽쳐스의 발표 후, ‘사냥의 시간’ 해외 판매를 맡았던 콘텐츠판다는 “이는 이중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콘텐츠판다는 “‘사냥의 시간’은 이미 30여개국에 선판매했으며 70개국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리틀빅픽쳐스가 우리와 논의없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계약해지를 요청했다”라고 하며 일방적인 행보에 비판했다.

이어 “해당 건은 당사를 포함해 해외 영화사들이 확보한 적법한 권리를 무시하고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또한 당사를 포함해 합법적인 계약을 바탕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국내 해외세일즈 회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리틀빅픽쳐스는 “이중계약을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사실이며 법률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해지했고 계약해지와 관련해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번 건은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라 계약해지를 요청한 것이다. 전 세계의 극장이 문을 닫고 있는 이 상황 가운데 우리 역시 개봉을 미루면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고 회사 존폐 위기가 올 수도 있다”라며 “해외 세일즈 금액이 미비하지만 콘텐츠판다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로열티를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콘텐츠판다가 합의를 거절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