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 CEO, 중징계 예상… “나 떨고 있니”

입력 2021-02-22 1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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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왼쪽), 진옥동 신한은행장.

라임펀드 사태 25일 제재심… 징계수위 주목

손태승 회장, 직무정지 시 3연임 불가
진옥동 행장, 문책경고 시 3연임 제동
KB증권, 피해자 구제 노력으로 경징계
우리도 분조위 조정 수락 가능성 높아
소보처 제재 수위 감경 의견도 기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몰고 온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이하 제재심)가 25일 오후 열리는 가운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징계 수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3557억 원, 2769억 원 규모의 라임 펀드를 판매했다. 금감원은 은행장에게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해 불완전판매를 유발했다는 책임을 물었다. 불완전판매는 금융상품 판매 시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 및 투자 위험성 등에 대한 안내 없이 판매한 것을 뜻한다.

라임 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직무정지(상당),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중 문책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두 은행은 당초 예고된 제재 수위의 경감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징계수위에 따라 조직 안정과 향후 경영구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손태승 회장의 경우 원안대로 직무정지를 받을 경우 현 임기를 채울 수는 있지만 3연임에 도전할 수 없다. 또 지난해 1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 문책경고를 받은 데 이어 두 번 연속 중징계를 받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원안대로 문책경고가 확정될 경우 행장 3연임과 금융그룹 회장 도전에 제동이 걸린다. 물론 금감원 제재심 의결 안은 금융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되고, 징계안 확정 후 결과에 불복한다면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는 만큼 변수도 존재한다.

KB증권과 IBK기업은행 절차 따를까?

라임 펀드 피해자 구제를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한 금융사에는 제재 경감을 한다는 게 금감원의 방침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제재의 법·규정 시스템 내에서 소비자 보호를 잘하는 회사에 대해 감경 요인을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찾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손 회장 제재심 직전인 23일 열리는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펀드는 원칙적으로 환매나 청산으로 손해가 확정돼야 손해배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의 경우 손해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판매사의 사전 동의를 거쳐 열리는 분쟁 조정을 통해 신속하게 피해자를 구제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방안이다. 판매사 동의를 받아 분쟁조정이 이뤄지는 만큼 금감원 입장에서는 판매사의 소비자 보호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라임펀드 판매사 중 가장 먼저 분조위를 진행한 KB증권의 경우 피해자들에 40~80%까지 배상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최근 열린 금감원 제재심에서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징계 수위가 사전 통보받은 직무정지에서 문책경고로 낮아진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되는 만큼 우리은행도 분조위의 조정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최근 열린 IBK기업은행의 제재심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은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에게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했지만 제재심 심의 결과 경징계인 주의적경고로 한 단계 경감했다. IBK기업은행은 제재심에서 피해자 구제 노력을 적극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 노력에 대한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이하 소보처)의 출석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소보처는 금융사가 펀드 원금 배상 등 사후 수습 노력을 평가해 제재 수위에 대한 감경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라임펀드 판매 은행은 금감원의 제재 논의가 이제 시작되는 단계인 반면 증권사는 3월 초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에게 직무정지(상당), 박정림 KB증권 대표에게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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