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구매 120만원 “세금 내도 면세품 산다”
유통가 새 큰손 MZ세대, 전체 절반 차지
국토부, 김포·김해·대구 등 지방공항도 허용
지난해 11월 19일 1년간의 한시 허용으로 문호가 열린 무착륙 관광비행이 5개월 만에 면세업계의 숨통을 열어주는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유통가 새 큰손 MZ세대, 전체 절반 차지
국토부, 김포·김해·대구 등 지방공항도 허용
무착륙 관광비행은 목적지없이 해외 상공을 비행하고 오는 관광상품이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해외여행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리만족을 줄 수 있고, 해외출국과 마찬가지로 면세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말 첫 도입 때만 해도 반응이 뜨겁지 않았으나, 항공사와 면세점들이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기획해 내놓으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롯데면세점의 자료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무착륙관광비행 고객이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약 3배 늘어났다. 매출 역시 첫 달과 비교해 180%나 증가했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코로나19 이전 고객보다 구매력이 큰 것도 특징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객단가(1인당 평균구매액)이 120만 원에 달했다. 해외여행 면세한도 600달러(약 67만원)에 두 배 가까이 많은 금액으로 코로나 이전의 평균구매액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다. 면세점 관계자는 “구매액이 많을수록 면세점에서 제공하는 할인이 크고 면세한도 600달러를 초과하더라도 자진신고를 통해 초과분 부가관세 30% 감면(15만 원 한도)을 받을 수 있어 많이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최근 유통가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20~30대)의 비중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고객이 56%를 차지했다.
이처럼 무착륙 관광비행의 면세수요가 늘어나면서 롯데면세점은 3월 중순 명동본점의 최상위 VIP 고객을 대상으로 550달러 이상 구매 시 무착륙 관광비행 전세기 항공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진행했다. 3일과 10일 인천에서 출발해 일본 쓰시마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오는 에어부산 항공편으로 이틀간 총 260석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국토교통부는 무착륙 관광비행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자 인천공항에 이어 김포, 김해, 대구공항 등 지방 국제공항에서도 무착륙 관광비행 운항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그동안 해외여행 수요가 없어 문을 닫았던 지방공항의 매장을 무착륙 관광비행 항공편 일정에 맞춰 부분 오픈할 계획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