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두드리고 버틴 ‘긴장 가득’ 가문의 전쟁, 울산도 전북도 웃지 못했다

입력 2021-04-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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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양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울산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긴장감 가득한 K리그 통산 101번째 ‘현대가(家) 더비’의 주인공은 없었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1라운드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같은 결과지만 원정팀의 소득이 좀더 컸다. 4연승은 멈췄어도 개막 11경기 연속무패(8승3무), 승점 27로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최근 울산전 7경기 연속무패(4승3무)도 기록했다.

울산은 이번에도 ‘전북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3연승을 달리다 10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던 울산은 선두 전북과 격차를 좁히려면 이날 꼭 승리가 필요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2위 울산은 6승3무2패, 승점 21에 머물렀다.

이날 라이벌전을 지배한 키워드는 ‘부담(무게)’이었다.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울산은 고비마다 자신들의 덜미를 잡아온 전북을 누르고 싶었고, 전북은 우위를 지키려고 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내용과 결과를 다 잡고 싶지만 과정이 우선이다”며 “우리는 힘을 살짝 빼자고 했다. 약하게 싸우자는 것이 아닌, 부담을 덜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비슷한 메시지를 선수단에 던졌다. “전북은 잘 숙성된 팀이고 우리는 숙성의 과정에 있는 팀이다. 무게를 덜고 재미있게 싸우자고 했다. 좋은 축구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벤치 싸움이 치열했다. 전북은 22세 이하(U-22) 2명(이성윤, 이지훈)을 선발 투입했다. 노림수는 분명했다. 교체 5장을 전부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울산은 1명(김민준)만 투입하고 이동준과 이동경을 측면에 세웠다. 교체 카드는 줄어도 무리수는 두지 않으려는 포석이었다.

다만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 전북에서 뛴 신형민을 중원에 배치했다. 수원 원정 참패 직후 “우리는 ‘그라운드의 리더’가 필요하다”고 토로한 홍 감독은 상대를 잘 아는 베테랑이 단단히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했다. 예상대로였다. 전북은 전반 28분 ‘감비아 특급’ 모 바로우, 한교원을 동시에 투입해 공세를 시작했다. 울산도 물러서지 않고 과감히 부딪히며 역습에 나섰다.

득점 없이 맞은 후반전. 전북은 쿠니모토, 울산은 조지아국가대표 바코를 투입해 본격적인 공방전을 시작했다. 후반 10분 인상적 장면이 나왔다. 울산 윤빛가람의 코너킥을 불투이스가 헤딩슛으로 연결하자 세트피스 수비에 가담한 전북 일류첸코가 발을 뻗어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득점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후반 막판 김인성까지 투입한 울산은 빨랐지만 한 끗이 부족했고, 바로우가 매섭게 돌파하고 이용과 한교원이 오른쪽 측면을 공략한 전북은 평소보다 세밀하지 못했다. 0-0의 스코어는 어쩌면 지극히 합리적 결과인지 모른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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