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J리그의 치열한 개혁, 긴장해야 할 K리그

입력 2021-04-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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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흥미로운 일본 언론 보도가 있었다. 출범 30주년을 앞둔 일본 J리그가 ‘일본판 프리미어리그(가칭 J프리미어리그)’ 창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J리그는 현재 18개 팀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10~14개로 줄여 상위 디비전을 운영하고, 기존의 J1(1부)·J2(2부)를 개편해 하위 리그로 두는 방식이 언급됐다. J리그 사무국의 세부 추진 방안도 매우 구체적이었다. 중계권을 비롯한 각종 수익금을 각 클럽들이 별도로 관리하고,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을 폐지하는 등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이러한 자신감에는 풍족해진 살림살이의 영향이 크다. J리그는 영국 DAZN을 통해 2017년부터 10년 간 총액 2100억 엔(약 2조1650억 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J1 팀에게는 3억5000만 엔(약 36억 원)씩, J2 팀에는 1억5000만 엔(약 15억4000만 원), J3 소속 팀은 3000만 엔(약 3억 원)을 분배한다. K리그1(1부) 우승 상금이 5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철폐다. J1은 이미 외국인 선수 등록을 제한하지 않는다. 경기 출전만 5명으로 한정한다. J2도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그런데 J프리미어리그는 아예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나 출전 제한을 두지 않는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출범했을 때와 비슷한 형태로 베스트11이 전부 외국 선수로 구성될 수도 있다.

돈이 돈을 만드는 프로스포츠에서 K리그는 긴장해야 할 입장이다. 국가대표 출신이나 준척들이 잇따라 이탈할 수 있어서다. J리그는 최근 한국 선수를 많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 선수에 비해 한국 선수들이 딱히 경쟁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경기 출전 제한이 풀리면 완전히 다른 환경이 된다.

유망주 유출도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 국내 유망주들이 대거 J리그로 향한 시기가 있었다. 실력을 인정받아 좋은 조건에 계약한 이들도 있지만 일부는 해외 (20세 이하)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연봉 480만 엔 이하(약 4900만 원)가 조건인 ‘C계약’으로 입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현재는 ‘C계약’은 외국 선수 보유한도가 풀리면서 사실상 폐지된 분위기다. 그러나 풀뿌리부터 다지려는 일본 구단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유망주 수급에 나설 수 있다. K리그가 일본 J리그의 새로운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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