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VNL에서 많이 지는 여자대표팀을 어떻게 봐야 하나

입력 2021-06-02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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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을 보면서 다가올 도쿄올림픽을 걱정하는 사람이 늘었다.

예상은 했지만 2주차 경기가 벌어지는 1일까지 5경기에서 1승 4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표팀이 급조된 태국을 상대로 이긴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졌다.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기간이 짧고 주축선수들이 많이 바뀐 탓에 처음부터 많은 승리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실전을 해가면서 조직력을 다지고 베스트멤버를 확정할 VNL 4~5주차에 보여주는 플레이가 진짜 대표팀의 모습이기에 지금보다는 다음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현재 대표팀은 2년 전 도쿄올림픽 본선티켓을 따냈을 때의 멤버 가운데 4명이 빠졌다. 주전세터 이다영, 레프트 이재영, 라이트 김희진, 센터 김수지가 이런저런 이유로 합류하지 못했다. 이들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선수를 찾고 퍼즐을 맞추는 것이 쉬운 과정은 아니다. 라바라니 감독은 1~2주차에 승리보다는 다양한 조합과 새얼굴을 테스트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세터 김다인, 센터 이다현, 라이트 정지윤, 레프트 육서영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이들 새 얼굴들이 기존 멤버들과 치열한 내부경쟁을 벌일수록 대표팀 전력은 탄탄해지고 다양한 옵션을 기대할 수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팀에게 유럽식 배구를 접목하려고 한다. 남녀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요즘 배구 트렌트를 따라가려는 시도다. 물론 아직 큰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프로배구 시즌을 마친 뒤 대표팀에 모여서 준비하는 기간이 짧다보니 프로소속팀에서 다른 배구를 해온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갑자기 새로운 기술을 할 수는 없다. 대표팀과 프로팀에서 하는 배구가 같거나 최소한 비슷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본받아야 할 팀도 있다. 도쿄올림픽 본선에서 우리와 같은 조인 일본은 2월부터 대표선수들의 합숙훈련으로 조직력을 다지고 자신들만의 공격패턴도 만들어냈다. VNL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박기원 전 대한항공 감독은 “각 팀마다 특유한 반격시스템이 보인다. 키 큰 공격수의 해결능력이 없는 일본은 매뉴얼로 세터의 연결높이와 볼 스피드 등을 정해놓고 플레이를 한다. 이런 플레이는 3~4년간 선수들이 함께 반복 훈련해야 익숙해진다. 우리처럼 짧은 기간에 모여서 대회에 출전하는 방식으로는 쉽지 않다”고 했다. 결국 시간의 문제다.



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또 있다.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 때 드러난 연속실점이다. 특히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 애를 먹는다. 2년 전 러시아와의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 때도 연속실점으로 다 잡았던 본선행을 빼앗긴 기억이 생생하다. 높이와 파괴력이 떨어지는 팀에게 생기는 숙제인데 남은 VNL 기간에 어떤 해법이 나올지 궁금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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