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발매 없는 한국경마, 매출 95% 감소

입력 2021-07-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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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권발매를 위해 국회 앞에서 1인 피켓팅 시위를 시작한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홍기복 위원장.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홍콩·일본경마의 현명한 코로나19 대처…한국은?

홍콩경마, 디지털 플랫폼 발매 지속
19∼20시즌 매출 1216억 홍콩달러
일본도 온라인 발매로 매출액 증가
온라인 규제 한국은 매출 4.2% 불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산업과 문화의 지형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세계 경마산업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다. 아시아 경마 주요 시행국인 홍콩, 일본, 한국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대처했고, 그 결과 극명하게 엇갈리는 결과와 마주하고 있다.

뜻밖의 호황, 홍콩과 일본 경마

홍콩자키클럽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2월부터 경마장과 장외발매소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발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덕분에 2019∼2020 시즌 경마매출은 1216억 홍콩달러(17조7827억 원)를 기록했고 세금으로 121억 홍콩달러(1조7695 억 원)를 납부했다. 또한 세금 외에 45억 홍콩달러(6581억 원)를 기부금으로 내놨다. 특히 지역사회의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하며 홍콩 최대 세금납부기관, 최대 기부금 납부기관으로서 존재 의미를 다졌다. 취약계층 아동들이 온라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10만 명에게 무료 모바일 데이터를 제공하고 독거노인과 장애인에게 생필품을 제공했다.

일본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경마산업에 새로운 성장의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해 일본 중앙경마시행체 JRA의 총 매출은 약 8개월의 무관중 경마에도 불구하고 2조9834억 엔(30조708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해 3.5%포인트나 증가했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던 장외발매소 매출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40여만 명이 JRA 온라인 발매 회원으로 가입했다.

매출액이 증가한 만큼 국고 납부액도 증가했다. 2020년 3298억 엔(3조3924억 원)을 납부했고,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과 관련한 추가기부도 시행했다. 81억 엔(833억 원)을 코로나19 관련 의료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했다. 전년 대비 30.1% 매출액이 증가한 지방경마도 지자체의 재원에 이바지했다. 가나가와 현 가와사키 경마장은 지난해 911억 엔(93 72억 원) 매출을 기록했고, 이 중 60억 엔(617억 원)을 지방 정부에 분배했다. 전년의 11배나 되는 액수다.

위기 극복 모멘텀 없는 한국경마

이에 반해 오프라인 발매 외에 다른 발매 플랫폼이 없는 한국경마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매출은 평년 동기대비 4.2%에 불과하다. 매출 95% 가 감소한 것이다.

한국마사회가 국가에 납부하던 1조5000억 원의 세금과 1000억 원의 축산발전기금, 150억 원의 기부금 역시 코로나19 발생 이후 22% 집행에 그쳤다. 경마 시행에 삶을 걸고 있는 2만여 명의 말산업 종사자들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근본적인 발매 수단의 전환이 없다면 국내 경마산업과 말산업은 이대로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7일부터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1인 피켓팅 시위가 국회 앞에서 시작됐다. 한국마사회 노조는 포스트 코로나19 이후에도 산업과 종사자, 이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경마산업과 말산업에 대한 디지털 전환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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